[2002월드컵/전력분석]남미-북중미

  • 입력 2001년 11월 27일 20시 44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국가들을 제외하고 월드컵을 논할 수 있을까.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화려한 축구전술로 "축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남미축구.

2002년 월드컵에서도 이들 남미의 축구강국은 분명 우승후보 1순위에 올라있다. 98년 프랑스월드컵 때까지 16번의 월드컵이 치러지는 동안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등 남미국가가 8번,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잉글랜드 등 유럽국가가 8번을 차지해 양분을 하고 있다.

특히 58년 스웨덴월드컵에서 브라질이 우승한 것을 제외하곤 미주 대륙에서 월드컵이 열렸을 때는 남미국가가, 유럽 대륙에서 월드컵이 열렸을 때는 유럽국가가 우승을 해왔다.

이 때문에 아시아 대륙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2002년 한일월드컵이야말로 남미와 유럽축구의 우열을 가름할 수 있는 무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아르헨티나와 3위 브라질을 축으로 한 남미국가와 유럽과 남미의 틈새에서 상위권 도약을 노리고 있는 북중미 국가들의 전력을 살펴본다.》

◇브라질…호나우두등 세계적 스타 왕국 영원한 우승후보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베르투 카를로스…. '흥행 보증수표'라는 딱지가 따라붙을 정도로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는 전통의 강호. 남미 특유의 화려한 개인기로 축구팬의 눈을 사로잡는다. 역대 16회의 월드컵중 최다인 네 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2002월드컵 남미예선에서 볼리비아와 에콰도르 등 약체에게도 덜미를 잡히며 4위로 간신히 월드컵 진출권을 따냈다. 그러나 브라질은 예전의 모습을 많이 상실했지만 전문가들이 프랑스와 아르헨티나에 이어 우승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분석할 정도로 '영원한 우승후보'임엔 틀림없다.

▼스타플레이어

호나우두(25·이탈리아 인터밀란)는 전세계 축구팬들이 가장 보고싶어하는 선수. 지난해 4월 라치오전에서 오른쪽 무릎을 다쳐 그라운드를 떠났다 최근 다시 복귀한 '신 축구황제'. 아직도 몸이 온전치 않지만 2002월드컵을 달궈줄 스타플레이어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 그리고 득점력으로 '경이(Wonder)'라는 별명이 따라붙은 현역 회고의 스트라이커. 96, 97년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역대 월드컵 출전 및 주요성적

16회 전 월드컵대회 진출, 1958년, 62년, 70년, 94년 우승. 50년, 98년 준우승

◇아르헨티나…골잡이 '바티스투타' 주축 역대 최강전력 평가

아르헨티나는 프랑스와 함께 2002월드컵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 남미 국가 중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쥔 아르헨티나는 78년 아르헨티나 대회와 86년 멕시코 대회 등 두 차례의 월드컵 우승 경력을 갖고 있고, 준우승도 두 차례나 차지한 전통의 강호다. 16차례의 월드컵 대회에서 4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본선에 진출했다.

이번 월드컵을 앞둔 아르헨티나의 전력은 '역대 최강'으로 평가될 정도여서 벌써부터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점치는 축구 팬들이 많다. 아르헨티나는 남미 예선 18경기에서 13승4무1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공격과 미드필드에서 주전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경기마다 개성있는 베스트 멤버를 구성할 수 있다.

▼스타 플레이어

가브리엘 바티스투타(32·AS로마)의 행보가 주목되는 것은 그가 내년 월드컵에서 독일의 게르트 뮬러가 보유하고 있는 월드컵 최다골(14골)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바티스투타가 잡아낸 골은 모두 9골. 바티스투타는 또 내년 월드컵에서 사상 초유의 3대회 연속 해트트릭에도 도전한다.

▼역대 월드컵 출전 및 주요성적

12회 출전/우승 2회(78년,86년)/준우승 2회(30년,90년)/4강 1회(98년)/8강 2회(66년 74년)

◇에콰도르…'득점기계' 카비에데스-델가도 공포의 두톱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오른 에콰도르는 남미축구의 변방. 1925년 축구협회가 창돼 그 이듬해 국제축구연맹(FIFA)에도 가입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월드컵 본선관 인연이 없었다. 66년 잉글랜드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칠레와 플레이오프까지 갔던 게 가장 본선과 근접한 성적. 1916년부터 열리고 있는 남미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에서 10개국중 통산 9위를 기록할 정도로 축구에선 최약체국이었다.

에콰도르는 90년대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준우승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남미예선에서 거함 브라질을 격침시키는 등 연승가도를 달린 에콰도르는 이반 카비에데스와 아구스틴 델가도가 이끄는 투톱이 파괴적이다.

▼스타플레이어

이반 카비에데스(24·스페인 바야돌리드)는 에콰도르 축구선수중 처음으로 이탈리아 세리에 A(페루자)에 진출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주인공. 98년 에콰도르 에멜렉에서 뛸 때 한시즌동안 43골을 넣어 '득점기계'로 떠올랐다. 그해 10월 브라질전에서 국제무대에 데뷔했고 에콰도르가 이번 남미예선에서 거함 브라질을 물리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며 사상 첫 본선티켓을 거머쥔 중심에 그가 있었다. 등으로 볼을 받아서도 골로 연결할 정도로 세밀한 테크닉을 갖췄고 파워넘치는 터닝슛이 장점.

▼월드컵 출전

2002월드컵 첫 출전

◇파라과이…힘과 조직력 중시'남미식 유럽축구' 구사

통산 여섯 번째 본선에 진출한 남미의 강호. 98프랑스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본선행은 이번이 처음. 4년전에도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로 지역예선을 통과, 86멕시코대회 이후 12년만에 본선무대를 밟았고 당시 본선 첫라운드 D조에서 불가리아를 제치고 나이지리아와 함께 16강에 올랐지만 우승국 프랑스에 패해 탈락.

전형적인 남미축구과 달리 장신 선수가 많고 조직력을 중시하는 유럽추구를 구사한다. 전력의 핵은 1 89의 장신 스트라이커인 신예 로케 산타 크루스(바이에른 뮌헨)와 호세 사투르니노 카르도소(톨루카), 카를로스 파레데스(아틀란테)가 이끄는 파괴력 넘치는 '삼각편대'.

▼스타플레이어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36·프랑스 스트라스부르)는 '골넣는 골키퍼'로 전세계 축구팬을 사로잡고 있는 인물. 파라과이 축구의 정신적 지주로서 프리킥이 정교해 페널티지역에서 파울로 프리킥이나 페널티킥을 얻으면 곧장 달려가 골을 낚아낸다. 하루에 120번 이상의 프리킥을 찰 정도로 연습벌레. '불혹'을 바라보는 노장이지만 전성기에 못지 않은 녹록치 않은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인다.

▼역대 월드컵 출전 및 주요성적

1930년(9위)/50년/58년/86년/98년

◇우루과이…수비력 남미 최고 수준 호주 꺾고 극적인 합류

우루과이는 30년 제1회 월드컵을 개최한 국가. 이 대회 결승에서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를 4-2로 누르고 월드컵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우루과이는 이미 월드컵 이전부터 세계축구계의 '맹주'로 자리잡고 있었다. 우루과이는 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으나 이후 월드컵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90년 이후 12년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 이번 월드컵 남미 지역 5위에 머물렀지만 수비력 만큼은 남미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의 쟁쟁한 공격수들을 상대로한 남미 예선 18경기에서 13골만을 내준 탄탄한 수비가 강점.

▼스타 플레이어

알바로 레코바(25·인터 밀란)는 지난해 소속팀과 8개월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무려 910만달러의 연봉을 받아내 이탈리아 세리에 A를 놀라게 했던 선수. 5년간 455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당시로서는 세계 최고 연봉. 미드필더와 포워드의 포지션 모두를 소화해 낼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1m77, 76kg의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현란한 드리블과 폭발적인 중거리 슛이 일품이다.

▼역대 월드컵 성적

본선 진출 10회. 우승 2회(30년,50년) 4강 2회(54년,70년)

◇코스타리카…'검은 표범' 완초페 버팀목 12년만에 본선티켓

인구 400만의 소국이지만 축구로 얘기하면 '작은 거인'이다. 북중미에서 강호 멕시코와 미국을 제치고 가장 먼저 본선티켓을 획득했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뒤 12년만의 본선행.

스트라이커 파울로 완초페와 로날드 고메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내파로 라인업이 구성됐지만 그 조직력이 탄탄하다. 북중미예선에서 6월16일엔 멕시코의 안방 아즈텍경기장에서 멕시코를 2-1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9월5일엔 미국을 2-0으로 완파하는 등 이젠 북중미의 강자로 떠올랐다. 최종예선 성적 7승2무1패.

▼스타플레이어

파울로 세자르 완초페(25·잉글랜드 멘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 89, 76㎏의 장신스트라이커로 '검은표범'으로 통한다. 골잡이로서 공격형 미드필더와 같은 현란한 테크닉을 자랑하며 머리와 발끝 어느 것으로든 자유자재로 골을 뽑아낸다. 코스타리카가 12년만에 부활할 수 있었던 것도 완초페의 힘이 컸다.

아직 몸값은 365만달러밖에 안되지만 화려한 플레이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2월 열린 골드컵 한국전에서 1골1어시스트로 2-2무승부를 기록한 주인공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역대 월드컵 출전

1990년

◇미국…엄청난 투자로 강국 도약…스투어트-무어 명콤비

야구와 미식축구에 대한 광적인 열기 때문에 축구후진국이란 선입견을 가질 수 있으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호. 90년 이탈리아대회부터 4회연속, 통산 7차례나 본선에 진출했다.

미국축구는 94년 미국월드컵을 계기로 크게 도약했다. '월드컵 청부업자'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이 팀을 짜임새 있게 가다듬었고 미국축구협회는 수많은 A매치를 주선하는 등 엄청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94월드컵 이후 동부 서부 중부로 나뉘는 12개팀를 갖춘 프로리그까지 만들었다. 이런 노력 끝에 짧은 시간안에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넘어서게 됐다.

▼스타플레이어

어니 스튜어트(32·네덜란드 NAC 브레다)는 네덜란드 출신 '해결사'. 94미국월드컵 콜롬비아전(2-1승) 결승골을 비롯해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잡아낸다. 이번 예선전에서도 5골을 터뜨렸다. 90년 포르투갈전에 국가대표로 데뷔, 93년 6월 독일전에서 데뷔 첫골을 터뜨리는 등 대표팀에서만 12골을 기록하고 있다. 스튜어트는 '프리킥의 달인' 조 맥스 무어와 함께 환상콤비를 이루고 있다.

▼역대 월드컵 출전 및 주요성적

1930년(3위)/34년/50년/90년/94년/98년

◇멕시코…블랑코-에르난데스 앞세운 '북중미 터줏대감'

12차례나 본선에 오른 북중미 축구의 터줏대감. 2차례(70,86년)에 걸쳐 월드컵을 개최할만큼 축구에 대한 열정과 인기가 높은 국가지만 본선 성적은 8승9무20패로 역대 출전국 가운데 최다패배 기록을 갖고 있다.

세대교체 실패로 북중미의 최강자에서 밀려나고 있는 실정.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때 3전 전패의 치욕을 당하기도 했다.

카우테목 블랑코와 루이스 에르난데스 등이 간판스타로 활동하고 있지만 서른줄을 훌쩍 넘긴 노장들. 수비는 베테랑 클라우디오 수아레스가 이끈다.

▼스타플레이어

카우테목 블랑코(28·스페인 바야돌리드)는 98프랑스월드컵 한국전에서 양발 사이에 볼을 끼고 수비수 2명사이를 뛰어넘는 묘기를 선보였던 주인공. 멕시코가 최근 부진을 씻고 다시 12번째 월드컵문을 두드릴 수 있는 원동력도 블랑코가 위기 때마다 멕시코를 살려냈기 때문. 9월3일 자메이카전에서 2골을 성공시켜 3-0 승리를 일궈냈고 3일 후 트리니다드 토바고를 맞아 3번째 쐐기골을 성공시켜 3-0 승리를 안겼다. 지난 12일 온두라스전에서는 2골을 성공시키며 멕시코에 3-0 승리를 안겨 월드컵 본선을 확정짓는 쾌거를 올렸다.

▼역대 월드컵 출전 및 주요성적

1930년/50년/54년/58년/62년/66년/70년(6위)/78년/86년(6위)/94년/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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