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심장병 진단과 치료…조깅-수영 OK 땅콩-버터 NO

  • 입력 2001년 11월 25일 18시 25분


최근 통계청은 평균수명이 10년새 약 5세 늘었다는 내용의 ‘1999년 생명표’를 발표했다. 이제는 ‘얼마큼 오래 사느냐’ 보다 ‘언제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그러나 서구화된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이 식탁을 점령하면서 나날이 성인병의 발병률은 늘고 있다.

성인병 가운데서도 특히 ‘중년 남성의 돌연사 왕국’이란 달갑지 않은 타이틀을 한국에 안겨준 주범 중 하나인 심장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심장병 질환에 의한 사망자는 90년 인구 10만 명 당 10.4명에서 2000년 21.5명으로 배 이상 늘었다.

연세대의대 심장혈관센터의 정남식교수는 “80년 심장동맥질환으로 찾아온 환자는 100여명에 불과했는데 2000년도엔 1700여명으로 늘었다”면서 “특히 협심증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위험인자〓심장병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해주는 심장동맥이 좁아져 산소와 영양이 심장에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일어난다.

심장근육에 혈액공급이 제대로 안되면 가슴에 통증을 일으키는 협심증이 생긴다. 이 때문에 심장근육 일부가 죽으면 심근경색증이 생긴다. 이와 같은 심장동맥 고장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흡연 비만 등이 있다. 이런 원인이 겹치면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치료〓나이 증상 검사소견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받는다. 약물치료,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심장동맥풍선 확장술과 스텐트라는 미세한 금속구조물을 삽입해 재협착을 막는 비수술적 방법(중재술), 동맥이나 정맥을 이식하는 수술적 방법(우회술)이 있다.

국내에서는 스텐트에다 항암제에 사용되는 약물을 코팅해 시술하는 방법으로 재협착율을 줄이는 연구도 시도되고 있다.

서울중앙병원의 박승정교수는 서울중앙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홍콩대의대 등 세 곳에서 99년 9월부터 6개월간 협심증환자 177명을 대상으로 유방암 치료제로 유명한 탁솔을 스텐트에 코팅을 해 중재술을 시술한 결과 재발율을 4%로 뚝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기존 재협착률은 27%.

박교수는 “앞으로 이 시술이 보편화되면 협심증 치료에 새 전기가 마련 될 것”이라면서 “심한 심장동맥 협착증 환자도 수술 대신 이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방〓심장동맥질환을 예방하려면 마가린 땅콩 버터 등을 피하고 과다한 소금 섭취와 정제 가공식품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수영 걷기 조깅 자전거타기 등 유산소운동이 좋다.

고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타 오동주교수는 “운동은 1주일에 3번 이상, 1회에 30분이상, 2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좋은 효과를 거둔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열린 미 심장학회에서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이 심장병 예방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영국의 옥스퍼드대 순환기내과 로리 콜린스 교수는 심장동맥질환 환자에게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인 ‘심바스타틴’을 평상시의 배 용량인 40㎎을 복용하도록 한 결과 전혀 복용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 사망률이 17% 감소했고 심장발작과 뇌중풍 위험이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