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당뇨를 이기자]발 상처-티눈 방치하면 치명적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6시 53분


수은주가 떨어지는 요즘은 당뇨병 환자가 발에 특히 신경써야 할 때다.

병원에 입원한 당뇨병 환자의 10∼20%는 ‘발병’ 때문이며 특히 사계절 중 겨울에는 당뇨병 환자의 발이 썩는 사고가 많이 생긴다.

발은 심장에서 가장 먼 곳에 있기 때문에 혈액 흐름이 순탄치 않은 당뇨병 환자는 발의 조직이 약해지기 쉽다. 이 때문에 물집이 생기거나 상처가 나면 세균에 의해 감염되기가 쉽고 잘 회복되지 않는다. 또 발의 신경이 무뎌져 발 상처가 나거나 덧나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해 악화되곤 한다.

특히 날이 추우면 혈액이 잘 흐르지 않게되고 발의 혈액량이 적어져 ‘발병’이 나기 쉬운 것.

당뇨병 환자가 발이 썩기 시작할 즈음에 조기에 치료하면 발을 자르는 것을 피할 수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발을 잘라야 한다. 특히 발은 한번 썩기 시작하면 치료가 잘 안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발가락부터 몇 번씩 발을 자르다가 결국 다리 전체를 잘라야 할 지경까지 가기도 한다.

당뇨병 환자는 평소 운동요법 식이요법 약물요법 등을 충실히 받아 혈당을 관리해서 피가 잘 흐르도록 하면서 발의 변화에도 신경써야 한다.

▽발 관리 요령〓당뇨병 환자는 매일 밤 밝은 곳에서 발을 주의 깊게 관찰해서 상처나 무좀이 생겼는지 점검해야 한다.

매일 따뜻한 물로 발을 씻어야 하는데 타월로 심하게 문지르거나 독한 비누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 10분 이상 물에 담그고 있으면 씻은 뒤 발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으므로 피한다.

씻은 뒤에는 부드러운 수건으로 톡톡 두드리듯 닦고 발가락 사이도 잘 닦아서 말려야 한다. 발 피부가 푸석푸석할 때에는 로션을 바르면서 발을 마사지해 피부가 갈라지지나 않도록 한다. 어떤 종류의 열을 가해서도 안된다. 당뇨병 환자의 발은 감각이 무디기 때문에 화상이 진행돼도 모르기 때문이다.

발톱은 목욕 뒤 밝은 곳에서 일직선 모양으로 깍으며 너무 바짝 깍지 않도록 한다. 둥글게 깍으면 일직선으로 깍는 경우보다 혈액을 더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발가락 혈액부족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이는 신발이나 굽이 5㎝ 이상 되는 높은 신발을 신으면 티눈이나 굳은살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피한다. 양말도 너무 꽉 조이는 것을 신지 않고 땀 흡수가 잘 되는 것을 고른다. 여성은 거들이나 코르셋을 입지 않는다. 상처가 날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절대로 맨발로 다니지 않아야 하며 슬리퍼를 신고 외출하지 않는다. 담배는 혈액 순환에 장애를 주므로 끊어야 한다. 또 다리를 꼬고 앉는 등의 습관은 버려야 한다.

▽발이 이상하다 싶으면〓발톱이 살속으로 파고들면 곧바로 주치의를 찾아야 한다. 또 굳은살이나 티눈이 생긴 경우 환자 자신이 발에다 칼을 대어 잘라내려고 하거나 티눈 빼는 약을 쓰지 않고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발병은 급속도로 악화되기도 하므로 잠시도 방심해서는 안된다. 발에 생긴 상처가 저녁까지 경미했다가 밤 사이 급속도로 진행돼 다음날 한쪽 발이 거의 고름으로 가득 차서 결국 발을 절단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따라서 집안에서 발을 다친 경우 생리식염수를 이용해서 잘 세척한 뒤 상처 부위를 말리고 1회용 밴드나 거즈를 붙인 다음 병원에 가야 한다.

발 상처 부위의 색이 변하는 경우, 감각이 변하거나 통증이 심한 때, 상처가 부풀어 오거나 발의 모양이 변한 때, 궤양이 생겼을 때에는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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