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전문가들이 보는 히딩크호

  • 입력 2001년 11월 11일 18시 33분


최근 열린 세네갈,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을 직접 지켜본 해외 축구전문가들은 한국축구대표팀 ‘히딩크 사단’에 대해 애정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동아일보와 헤럴드 트리뷴, 더 타임스 등 세계 주요 언론에 축구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잉글랜드 출신 랍 휴스와 일본 프로축구 자도자를 거쳐 TV 축구해설가로 활약하고 있는 재일교포 윤태조씨의 평을 소개한다.

▽랍 휴스〓세네갈전과 크로아티아와의 1차 평가전을 보면서 히딩크 감독의 전술에 의문이 들었다. 현재 한국팀이 모델로 하는 전술은 3-4-3 포메이션을 전형으로 하는 네덜란드식이다. 네덜란드식의 전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두가지 조건이 있다.

양 날개에 오베르마르스처럼 체력이 좋고 빠른 선수가 있어야 하고 이들의 패스를 상대 밀집 수비속에서 결정지을 수 있는 체격과 힘, 결정력을 갖춘 베르캄프와 같은 골잡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팀 윙은 충분한 스피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게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을 통한 역습이다. 하지만 미드필드에서의 패스도 모든 걸 완벽하게 하려는 듯 생각이 많다. 패스에 창의성과 ‘예측불허’의 날카로움이 없다. 상대로서는 이미 모든 걸 예측하고 손쉽게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축구에 네덜란드식을 완벽히 접목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남은 기간 한국형 전술 개발에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윤태조〓 한국축구의 균형은 좋아졌다. 특히 수비에서 대인마크를 할 때 적절한 커버 플레이가 뒷받침되고 있고 지역 방어의 토대도 어느 정도 구축됐다.

미드필드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한국은 플레이메이커를 두지 않은 채 상대를 미드필드에서 강하게 압박, 뺏은 볼을 앞으로 전진시켜 득점하자는 작전인데 전진 패스의 속도가 늦다. 이미 상대 수비가 모두 돌아 들어간 후다.

측면 돌파도 공간을 이용했을 때 위협적인 것인데 공간 활용도가 떨어진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안정환이나 설기현을 유효하게 활용하고자 한다면 상대가 미드필드 중반까지 치고 올라왔을 때 재빨리 볼을 상대 수비 뒷면으로 보내는 속도 축구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베스트11을 그려볼 때 홍명보가 수비형 미드필더, 윤정환이 처진 스트라이커 자리로 간다면 경기 균형이나 패스워크가 보다 향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질적인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는 중앙 수비 송종국이 빠르기는 하나 위치 선정과 패스에서 모자라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송종국은 앞으로 경기 경험과 함께 크게 향상될 것으로 믿는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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