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라식수술, 각막 얇고 상처 있을땐 금물

  • 입력 2001년 11월 6일 18시 51분


라식 수술을 받아도 정말 괜찮을까.’

결혼을 앞두고 최근 라식 수술을 받은 회사원 윤모씨(28·여)는 친구들의 ‘성공 사례’를 듣고도 한동안 수술을 망설였다. 눈이 라식 수술에 적합한 지, 수술 뒤 부작용은 없는지 등에 대해 한 달 반이나 고민한 끝에 수술을 받았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두꺼운 안경을 쓰지 않고도 자명종 시계 바늘을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반면 1년 전 라식 수술을 받은 김모씨(37)는 낭패를 보았다. 시력이 나아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눈마름증(안구 건조증)이 심해져 ‘인공 눈물’의 신세를 지고 있다.

전문의들은 “라식 수술이 많은 경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환상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씨처럼 평소 눈마름증이 심한 사람이라면 의사와 충분한 상의를 거쳐 더 적합한 시력 교정 방법을 찾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대한안과학회(회장 채병식)는 ‘눈의 날(11일)’을 맞아 라식 등 레이저를 이용한 시력교정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

▽이런 사람은 피하라〓눈의 굴절 이상 때문에 시력이 나쁘면 라식 수술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근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다고 알려진 20세 이후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각막이 지나치게 얇은 사람은 라식 수술을 피하는 게 좋다. 보통 사람의 각막 두께는 0.5∼0.6㎜이며 레이저로 깎더라도 0.25㎜는 남겨 둬야 한다. 이보다 더 깎아내야 할 정도의 초고도 근시는 엑시머레이저 라섹 등 다른 시력교정술을 받는 게 낫다.

각막에 상처가 있어도 라식 수술을 받기 어렵다. 각막이 점차 얇아져 원추형으로 변하는 원추각막, 표면이 뿌옇게 되는 각막혼탁, 궤양이 생기는 각막궤양 등의 환자들은 안경 콘택트렌즈로 시력을 교정받거나 각막 이식 등 전문 치료를 받아야 한다.

택시운전사 등 밤에 일을 많이 하는 사람도 라식 수술을 피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불빛이 번져 보이는 달무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권투 태권도 등 격투기 운동선수와 백내장 녹내장 등 병력이 있는 사람도 라식 수술에 적합하지 않다.

▽수술 전후 유의사항〓통증 없이 짧은 시간 안에 시력이 좋아졌다는 흥분감에 ‘수술 받은 환자’라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된다. 수술후 △사흘간은 눈을 적게 사용하는 등 절대 안정을 취할 것△정기 검진을 받을 것 △한 달 동안은 잘 때 안대를 할 것 등을 시술의들은 권한다.

또 잘 보이다가 갑자기 흐릿해지면 지체하지 말고 수술받은 병원이나 응급치료가 가능한 대학병원 응급실 등을 찾아야 한다.

사전 준비도 필요하다. 수술 날짜가 정해지면 소프트렌즈 착용자는 2주 전부터, 하드렌즈 착용자는 3주 전부터 렌즈를 빼고 생활해야 한다. 수술 당일에는 색조 화장은 물론 기초 화장도 하지 말아야 한다. 화장품 가루나 기름 성분이 눈으로 들어가면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 술과 담배는 눈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수술 전후 한동안은 멀리해야 한다.

▽각종 오해〓 라식 수술을 받으면 독수리처럼 잘 볼 수 있다거나 안경을 쓰는 것보다 무조건 더 잘 보일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오해다. 교정시력이 1.0 이상은 나와야 성공이라고 여기는 것도 착각이다.

또한 라식 수술은 생활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하는 시력 교정이지 근시를 완전히 치료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결국 수술의 성패는 환자의 불편이 얼마나 사라졌느냐에 달려 있지, 교정시력의 향상치에 대한 각자의 희망과는 본질적으로 무관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안과학회는 “라식 이외에도 시력을 교정하는 방법이 많은 만큼 해당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해 각자에게 가장 알맞은 방법을 찾는 것이 부작용을 줄이면서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충고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눈 관련 상식 ○×문답풀이▼

<문>①근시인 사람에게는 노안이 오지 않는다.

②근시는 각막, 황반변성은 망막 질환이므로 근시와 망막질환은 관계 없다.

③갑자기 돋보기 없이는 신문을 읽을 수 없다면 대부분 단순 노안(老眼)이다.

④눈물샘이 막히면 눈에 눈물이 고여서 흘러 넘친다.

⑤원시(遠視)인 사람은 먼 곳이 잘 보인다.

⑥약시(弱視)는 6, 7세 이전에 발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⑦피로하면 찾아오는 각막염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⑧녹내장은 제때 수술받으면 평생 신경쓰지 않고 지낼 수 있다. <답>①× 근시가 있어 오목렌즈로 만든 안경을 쓰는 사람은 안경을 벗으면 근거리를 잘 볼 수 있어 노안이 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근시, 원시는 수정체의 굴절 이상,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력 약화가 원인다. 40세 이후 노안이 오면 먼 곳과 가까운 곳을 교대로 볼 때 잘 안보인다.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흐려지고 읽는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

②× 근시가 심한 사람은 망막이 얇아져 망막 질환이 생길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높다.

③× 오히려 백내장일 가능성이 많다. 빨리 수술받을수록 치료율이 높다.

④× 눈물샘이 막히면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눈물관이 막히면 ‘눈물 많은 사람’이 된다. 신생아에게서 눈물관이 막힌 경우 눈의 안쪽 구석을 마사지해보고 그래도 좋아지지 않으면 눈물관 안으로 가는 철사심을 넣어 막힌 곳을 뚫어주면 대부분 괜찮아진다. 어른에게서 눈물샘이 막힌 경우 수술을 통해 눈물길을 새로 만들어줘야 한다.

⑤× 원시는 가까운 곳을 못보는 것일 뿐 먼 거리를 잘 보는 것은 아니다.

⑥○ 약시는 한쪽 시력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것. 6, 7세 이전에 발견하면 교정안경을 씌워주거나 좋은 눈을 일정 기간 안대로 가리는 등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교정이 힘들다.

⑦○ 피로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눈이 침침해진다고 무턱대고 안약을 넣으면 증세가 더 나빠질 수 있어 가급적 안과를 찾는 것이 좋다. ⑧× 당뇨병 환자와 고혈압 환자가 각각 평생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며 지내듯 녹내장 환자는 평생 안압을 관리하며 살아야 한다<문제 출제〓대한안과학회>

www.ophthalmolog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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