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채용 담당자들 "직종 먼저 골라야"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24분


‘기업을 고르지 말고, 직종을 먼저 골라라.’

채용현장의 한복판에 있는 대기업 인사담당임원, 헤드헌팅 실무자, 대학의 취업정보센터 책임자 등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에게 취업대란의 시기에는 눈높이를 낮춰 ‘들어가고 보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어차피 채용구조가 경력 위주로 바뀌는 만큼 해당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두각을 나타내면 앞으로 얼마든지 원하는 기업으로 스카우트되거나 이직할 기회가 있다는 충고다.

헤드헌팅업체인 인커리어의 박운영 팀장은 “요즘 외국계 기업을 포함해 알짜 기업들은 현장 영업경험이 있는 경력사원을 상당히 선호하는 추세이고 이들이 간부로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며 “특히 특별한 기술이 없는 인문계 출신 대졸자들은 초기에 영업직 같은 좋은 훈련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총의 이호성 고용복지팀장은 “요즘에도 인력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이 의외로 많다”며 “처음부터 욕심을 내지 말고 자신에게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중소기업에 일단 들어가라”고 조언했다.

이화여대 취업정보센터 표경희 실장은 “여대생의 취업이 더 어려우므로 틈새시장을 잘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직무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일단 들어가서 능력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제시하는 취업전략은 “면접에서 최선의 실력을 보여 주라”는 것.

안승준 삼성전자 인사담당 상무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기업에서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은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아무리 학교성적이나 입사시험 성적이 좋아도 리더십과 포용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합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교육이 너무 전문지식 위주 교육으로 되다보니 정작 사회에서 필요한 적응력, 창의력 등을 키우지 못한다”며 “기업들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대학교육도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철주 효성그룹 인사팀 부장은 “창의성과 사고의 유연성을 높이 사는 시대가 되다 보니 이공계 계통보다는 인문계를 선호하는 추세”라며 “효성만 하더라도 인문계의 비중이 예년엔 20% 미만이었으나 올해는 25∼26% 정도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공계 출신이라도 다양한 책을 읽고 사고의 폭을 넓혀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광현·하임숙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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