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상복합아파트 투자요령

  • 입력 2001년 9월 26일 19시 24분


《한때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이고 프리미엄도 많았던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열기가 주춤하고 있다. 미국 테러사태로 세계 경기는 물론 국내 경기도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재테크카페에서는 ‘호텔형 아파트’로 불리는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신청의 득실과 요령을 점검해본다.》

▽김희선 부동산114상무〓주상복합아파트가 처음 선보인 때는 98년말∼99년초였다. 도심지역에 일반 아파트를 지을 넓은 땅을 확보할 수 없고 땅값도 비싸 주상복합이 대안으로 나왔다. 작년까지는 대형 위주로 공급된 탓에 수요가 많지 않아 청약열기가 뜨겁지 않았다. 올해 들어 전세난과 임대욕구가 겹치면서 소형물량이 공급된게 경쟁률 300대 1을 낳았다. 아직 주상복합 인기가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아니라고 본다. 5월부터 최근까지 20평형대는 인기가 여전히 높다.

▽진방실 솔렉스플랜닝대리〓최근 주상복합은 관리비가 비싸거나 전용면적이 작다는 단점이 많이 보완되고 있다. 일반 수요자들이 주상복합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입지가 좋은 고급 아파트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조희경 삼성물산마케팅실과장〓서울 잠실의 갤러리아팰리스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70대1이지만 33평형과 48평형은 경쟁률이 140대1까지 올라갔다. 이 평형대에 청약한 사람들은 실수요자라고 볼 수 있다. 주상복합의 인기가 단순투기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보는 이유이다.

▽김상무〓서울 강남지역 주상복합의 인기가 높은 것은 새 아파트가 없는 상황에서 집을 옮기려는 주민들의 수요 덕분이다. 또 외국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주민들도 적지 않아 새로운 주거문화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 같다.

▽진대리〓갤러리아 분양 첫날 수요자들이 길게 줄을 섰던 곳은 48평형대였다.

▽김상무〓주상복합은 주택공급촉진법을 적용받지 않아 어떤 분양방식을 채택하든지 상관없다. 선착순 청약이라면 장사진을 이룰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과장〓선착순 방식은 실수요자를 위한 것이다. 수요자들에게 선택권을 더 많이 주기 때문에 합리적이다. 선착순을 통해 수요자들은 원하는 평형과 옵션을 고를 수 있다.

▽진대리〓주상복합을 대상으로 단기차익을 얻을 수 있느냐를 판단하려면 분양가격 수준과 어느 정도의 웃돈을 주고 살 가치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김상무〓주상복합 분양가가 같은 지역에 있는 신규 아파트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다면 투자매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주상복합은 대체로 계약시점까지 프리미엄이 많이 붙는다. 이 기간에는 미계약이 드러나지 않아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익을 얻으려는 업자들도 많이 끼어들어 물량을 팔려고 내놓는다. 하지만 계약시점 이후에는 미계약현황이 밝혀져 프리미엄이 약세로 돌아간다. 그러다가 입주 시점이 되면서 서서히 회복된다.

▽진대리〓미국 테러사태 이후 주상복합에 대한 관심이 실수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모델하우스를 찾아오는 고객들은 저금리를 극복하기 위해 1억∼2억원으로 투자할 수 있는 물건을 찾는다. 은행권 금리보다는 나은 고정적 월세수입을 얻기 위한 것이다. 대신 단기차익 수요나 가수요는 많이 줄어들었다.

▽김상무〓실수요자라고 해도 내집마련 목적도 있고 임대목적도 있을 것이다. 임대목적의 경우 분양가가 높아 임대료도 자연 비싸진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월세소득을 올릴 수 있을지는 아직 입주한 곳이 없어 알기 힘들다. 또 주상복합이 동시다발적으로 집중 공급돼 수요를 초과했는지도 판단할 수 없다. 과잉공급됐다면 빈집이 많이 나올 것이다.

▽조과장〓올 상반기(1∼6월)에 공급된 물량은 중대형으로 자영업자와 전문직종사자들이 많이 원했다. 하반기(7∼12월)에는 중소형이 많이 나와 또다른 수요층이 흡수할 것으로 생각한다.

▽김상무〓결국 투자목적이 무엇이냐가 중요하다. 단기차익을 위한 투자는 이제 신중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오히려 지금이 유리한 것을 골라서 투자할 수 있는 시점일 수도 있다.

▽조과장〓주상복합의 입지와 브랜드 신뢰도 안전성 등을 모두 고려해서 선택하는게 가능하다.

▽진대리〓투자를 하려면 현장을 반드시 가봐야 한다. 주변의 상업 업무시설에서 부족한 점이 있는지, 미래가치로 봐서 유리한 점이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분양가격도 평당가격을 따지고 동선이나 관리비수준도 점검하는게 좋다. 특히 입주자들은 관리비 절감방안에 대해 가장 고민하고 있다. 임대목적의 투자라면 교통과 생활편의시설을 체크해 임차수요가 많을지를 평가해야 한다.

▽조과장〓요즘은 주상복합에 대한 관망세가 우세하니까 안정성과 신뢰성을 중요한 요소로 감안해야 한다.

▽김상무〓주상복합은 일반 아파트보다 유지보수가 훨씬 더 필요하다. 빌딩보다 관리가 복잡한 편이다. 유지보수를 위한 관리 및 운영시스템도 점검해야 한다. 관리업체가 직영이냐 아니냐가 입주 이후 가격경쟁력을 좌우하기도 한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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