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공연]해설과 함께 애국가 재조명 음악회

  • 입력 2001년 9월 11일 18시 44분


‘대한민국에는 법적 국가(國歌)가 없다?’

나라를 상징하는 ‘태극기’는 대통령령으로 형태와 게양에 따른 규정 등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애국가는 법령의 뒷받침 없이 ‘관례’에 의해 국가 구실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해방 후 반세기가 넘게 국가 제정 논란도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우리의 애국가를 재조명하는 음악회가 열린다. 17일 한국예술종합학교 크누아홀에서 열리는 ‘우리의 애국가를 찾아서’. 안익태 기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강숙(사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해설을 맡고, 합창단 ‘음악이 있는 마을’이 출연한다.

이날 소개될 애국가가 안익태의 애국가에 그치지는 않는다. 이 총장은 “대한제국 말기부터 일제시대에 이르는 동안 나라와 민족사랑을 그린 수많은 노래가 ‘애국가’로 불렸다”고 소개한다.

무대에 오를 노래는 독일인 프란츠 에케르트가 1902년 작곡한 ‘대한제국 애국가’,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의 선율을 빌린 상해 임시정부 애국가, 그밖에 만주 독립군이나 하와이 교민 들 사이에서 불려졌던 작자 미상의 수많은 ‘애국가’들이 소개된다. 이 총장은 “이날 해설을 통해 수많은 애국가들 사이에서 어떻게 안익태의 애국가가 국가 역할을 하게 됐는지 그 배경과 의미를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설 내용에 따라 이날 음악회는 많은 논란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안익태 ‘애국가’는 ‘불가리아 민요를 표절했다’ ‘못갖춤마디(不具節·완전한 한 마디가 시작되기 앞서 노래가 시작되는 것)처럼 시작돼 갖춤마디 형태로 바뀌는 어색한 멜로디다’ ‘민족적 정서를 담아내지 못했다’는 등 비판을 받아왔다.

일부에서는 “광복 후 고국의 음악풍토에 뿌리 내리지 못한 ‘해외파’ 안익태와 국내파 음악인들 사이에 갈등이 계속돼왔고 그 결과가 애국가 논란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