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시 '빅5' 파생상품 홍콩서 매매

  • 입력 2001년 9월 2일 18시 47분


홍콩증권거래소가 국내 시가총액 상위 5개종목에 대한 파생상품(개별 주식선물과 옵션) 매매를 선점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주식선물과 옵션
국 가종 목

미국

Cisco
Intel

IBM

Microsoft

Oracle

일본

Fujitsu
NTT
NTT Docomo
Sony
Toyota Motor

한국

한국전력
한국통신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대만

Mosel Vitelic
Ritek
Taiwan Semicon Manufacturing
United Microelectronics
Winbond Electronics
자료: 홍콩증권거래소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주식의 파생상품이 왜 외국에서 먼저 거래돼야 하느냐”며 “한국이 ‘증시 주권’ 일부를 잃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홍콩에서 주식 파생상품이 거래되면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이 미칠까?

▽선점효과 오래간다〓86년 싱가포르거래소는 일본 오사카거래소를 제치고 닛케이225지수의 선물상품을 만들어 거래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상품개발에 나서 2년 뒤인 88년 비슷한 지수선물상품을 도입했다.

그러나 자기 시장에 현물상품이 있다는 장점만으로는 투자자의 발길을 쉽게 되돌리지 못했다. 닛케이225지수선물은 94년 오사카거래소에서 6209계약, 싱가포르거래소에서는 5801계약이 각각 거래됐다. 작년에도 싱가포르의 거래량이 오사카의 60%에 이르렀다.

▽예상되는 파급효과〓그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은 주식파생상품 개설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외국인은 시가총액 상위종목 일부를 주로 거래해 200개 종목이 들어간 KOSPI200지수선물 갖고는 위험회피나 차익거래를 하는데 부담을 느껴왔다.

국민은행의 외국인 지분이 67%나 되고 △삼성전자 57% △SK텔레콤 46% △한국통신 36% △한국전력 27%에 이른다. 따라서 적지 않은 외국인이 신상품이 생긴 홍콩 증시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기관투자가들도 홍콩의 주식파생상품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홍콩의 장세에 따라 국내 증시가 변동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현재 미국 나스닥선물 못지 않게 홍콩 주식선물의 영향이 커질 수 있다.

▽국내 도입 서둘러야〓파생상품과 현물시장은 서로에 대한 파급력이 크다.그러나 두 시장이 분리돼 있으면 불공정거래나 작전세력을 차단하기가 힘들어진다.

현재 증권거래소는 주식옵션상품 개발을 완료했다. 그러나 주가지수선물의 부산 선물거래소 이전을 둘러싼 문제 때문에 상품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정부는 2003년까지 모든 파생상품 거래를 부산으로 옮기겠다며 그 때까지는 이에 관한 공개적 논의를 금지시켰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홍콩 증시에서 신상품이 정착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리가 하루빨리 도입해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증시에 주식옵션상품이 도입되면 이미 수요기반이 충분하기 때문에 거래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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