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밀착취재]김주성 코오롱사장 "이젠 두발 전진할때"

  • 입력 2001년 8월 27일 18시 51분


그동안 계열사 및 부동산 등을 팔기만 했던 코오롱이 기업인수에 나섰다.

화의에 들어간 금강화섬 구미공장에 대한 인수제안서를 최근 채권단에 낸 것. 김주성(金周成·54)구조조정본부 담당 사장을 만나 코오롱의 행보와 비전을 들어봤다.

“지금까지는 두 발 전진을 위해 한 발 물러난 단계였죠. 재무 및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현금유동성을 확보해 놓으면 ‘이거다’ 싶을 때 언제든 인수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김 사장은 지난 3년동안의 구조조정 과정을 미래를 위한 대비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오롱은 그동안 신세기통신과 메트라이프 지분, 코오롱전자와 편의점 로손 등을 팔았다. 이 과정에서 무선통신 및 생명보험, 유통, 전자사업에 대한 관심을 접었다.

“사실 신세기통신 지분을 샀을 때는 무선통신사업을 하려고 했죠. 그러나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니 주력부대에 충실하는 수밖에 없더라구요.”

그렇게 구조조정의 대강(大綱)을 완성해 놓은 뒤 김 사장은 지금 코오롱의 ‘미래사업’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원칙은 있다. 크게 성장하는 산업은 아니지만 화섬 상사 유화 등 주력부대가 제 몫을 하게끔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에 ‘화수분’이 될 사업을 잡아내야 하는 것.

“통신사업에 관심이 있습니다. 장비시장이나 서비스시장말고 틈새시장이 분명 있을 겁니다.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금광개발 시대에 청바지사업자가 돈을 벌었듯이 말입니다”

앞으로 코오롱정보통신을 통해 이를 구체화해나갈 계획. 또 B2B(기업대기업)와 무선인터넷에 투자해놓은 벤처기업도 이와 연계할 방침이다.

새 사업을 찾으려는 코오롱의 레이더는 여기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구조조정을 앞서서 했던 두산이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것을 보세요. 우리는 두산보다 3년정도 뒤진 셈인데요. 준비된 기업에게는 기회가 많을 것입니다.”

화섬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금강화섬 인수가 빨리 진척돼야한다. 그는 “우리의 제안을 채권단에서 아직 검토하는 단계”라면서 “빚 탕감 여부가 문제”라고 말했다.

코오롱은 채권단이 갖고있는 채권액 약 2900억원 가운데 770억원가량을 제외한 나머지는 탕감해달라고 요청한 상태. 그는 코오롱의 금강화섬 인수가 나머지 대형 회사의 중소기업 인수합병을 촉발시켜 화섬업계의 구조조정이 진척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오롱은 서울 무교동 건물을 외국의 건물임대사업자에게 넘기기로 하고 본사를 과천으로 옮긴 상태다.

과천은 인천 남도공단이나 반월공단이 가깝기도 하지만 건물이 청계산 매봉과 관악산 사이 일직선상에 있어 풍수지리적으로도 뛰어나다는 게 김사장의 설명. 코오롱이 ‘풍수지리적 정기’에 걸맞게 21세기에 맞는 새 사업을 잘 개척할지 주목된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코오롱 김주성사장 프로필

△47년 경북 봉화생

△65년 봉화고,71년 연세대 철학과 졸업

△73년 코오롱상사 입사

△83년 회장 비서실장

△94년 ㈜코오롱 구미공장장

△96년 코오롱개발 대표이사 사장

△98년 코오롱 구조조정본부장 겸 사장

△취미〓명상 등산

△골프〓핸디 16

△주량〓소주 1병

△담배〓안함

△가족〓부인 박명숙씨와 2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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