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줄기세포연구 정부서 본격 지원나선다

  • 입력 2001년 8월 15일 18시 49분


미국 정부의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 지원 결정을 계기로 최근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줄기세포 연구 지원 움직임이 일고있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는 중문의대 정형민 교수팀의 ‘줄기세포 분화를 통한 세포대체요법의 확립과 인공장기의 개발’ 연구과제에 대해 연간 3억원씩 4년간 총 12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2001년 과기부 줄기세포 연구지원
서울대 의대 전범석 파킨슨병 동물모델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이식치료기술의 개발 4400만원
연세대 의대 박국인 신경줄기세포 이식에 의한 척수손상 재생연구 4300만원
한양대 의대 이상훈 줄기세포를 이용한 뇌신경조직 재건기술2억9714만2000원
화학연구소 이해방생체복원용 인공뼈 및 물렁뼈의 실용화 기술개발 6000만원
출처:KISTEP국가여구개발산업 종합관리시스템

정 교수는 이번 연구과제 결정에 대해 “그동안 보건복지부,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등에서 부분적으로 줄기세포 관련 연구를 지원해왔으나 치료기술 개발을 목적으로 한 줄기세포 연구에 대규모 지원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줄기세포는 수정된지 7일이 넘지 않은 초기배아나 성체의 골수 등에서 얻을 수 있는 세포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여러 세포로 자랄 수 있다. 정 교수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신경, 신장, 연골세포를 발생시켜 손상된 조직에 이식하는 연구를 하게 된다.

과기부도 6월 한양대 의대 이상훈 교수팀을 국가지정연구실로 지정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뇌신경조직 재건연구’에 2년간 매년 3억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여러 의과대학과 병원 연구소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연구성과가 발표되기도 했지만 줄기세포연구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한국과학재단의 자문위원인 나도선 울산대 의대 교수는 “이렇게 된 데는 줄기세포 관련 연구자들의 수가 우선 적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부분적으로 성과를 내는 분야가 있었지만 기초연구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지기 힘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줄기세포 연구자들이 늘어나고 공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연구 지원도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권혁찬 을지의대 교수 등 15명은 최근 줄기세포 연구회를 조직해 배아와 성체 줄기세포의 분화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는 “현재 국내에는 줄기세포 관련 40여 연구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구 지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종합관리시스템’에서 확인한 과기부의 줄기세포 관련 연구비는 4억4000여만원으로 지난해 각 부처의 관련 연구비를 모두 합한 것과 비슷하다.

한편 과기부는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과기부는 10년 동안 매년 100억원씩 총 10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국내 최대의 연구개발 프로젝트인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신규 프론티어사업단 후보로 25개의 사업단이 올라와 있는데 ‘줄기세포 및 분화인자 이용 기술개발사업단’도 그 중 하나이다.

과기부는 이달부터 한국과학기술평가기획단(KISTEP)의 심사를 거쳐 11월 신규 사업단을 최종 결정해 내년부터 10년간 매년 100억원의 연구비를지원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올해 성체 줄기세포와 탯줄, 태반에서 얻은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비로만 2억5000만달러를 책정했다.

여기에다 최근 정부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배아 줄기세포 연구비를 합하면 우리나라 전체 생명공학연구 정부 투자를 훨씬 넘을 전망이다.

연구자들은 “줄기세포 연구는 아직 세계적으로도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윤리지침 등 공식적인 연구 가이드라인이 제정돼 하루빨리 연구지원이 활성화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완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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