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포커스]'은행주 주도주 부상' 다수견해…비중축소 소수견해

  • 입력 2001년 8월 3일 08시 40분


은행주들은 시장 주도주로 부상할 수 있나.

현재까지 나타난 시장전문가들의 견해를 분석해 보면 대다수는 은행주들의 주도주 부상을 낙관하고 있다. 실적호전과 IT업종의 부진으로 은행주들이 하반기 국내증시를 이끌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반면 하반기로 갈수록 예대마진이 축소된다며 은행주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소수견해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전자의 대표주자는 J.P 모건증권과 CSFB증권 그리고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후자는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증권이 대표주자다.

J.P 모건증권은 2일 우량은행에 대한 외국인들의 순매수는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회복이 불확실한 IT관련주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은행주를 추가 매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록 66.14%(국민) 66.97%(주택) 등 지분율이 높은 게 부담스럽지만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 여력이 많다고 전망한다.

또한 김정태 통합은행장(국민+주택)이 내년에 3조원의 순이익을 내겠다고 발표한 것에도 주목한다. 이 증권사는 3조는 어렵더라도 2조원만 벌어도 시가총액 10조원대의 통합은행 주가는 한단계 도약할 것으로 전망한다.

즉 시가총액 20조원대인 SK텔레콤이 내년도 1조원의 순이익을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통합은행의 주가는 현재보다 2배이상 상승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니엘 유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은행업종 애널리스트도 우량은행을 적극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달 30일 "국민(주택)은행과 국민카드를 투자유망한 종목으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하로 수익성은 계속 호전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또한 카드사용 증가로 수수료 수입이 안정된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어 은행주들의 상승여력이 풍부하다고 주장했다.

CSFB증권도 통합은행과 하나은행을 적극 매수 추천하고 있다.

이 증권사는 우량은행들은 소매 금융시장의 확대와 경비절감 노력 등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됐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 등 일부 기업들의 부도위험 등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심리적인 악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실제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게 이 증권사의 분석이다.

당연히 적정가치 수준으로 주가가 상승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낙관론자들과 달리 은행업종의 비중을 축소해야(Underweight)한다는 견해도 증시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증권이 대표주자다.

CLSA증권은 2일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이기 때문에 수신금리의 인하 폭은 적다"며 "예대마진의 감소 등으로 하반기에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상반기 실적호전으로 은행주들이 상승했지만 하반기 실적악화 우려가 조정을 야기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증권사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에서 수신금리를 내릴 경우 자금이탈이 예상되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폭은 크지 않다고 본다. 예대마진이 더 이상 늘어나기 힘들다는 얘기다.

반면 시중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을 높이는 것은 수익성 악화를 가져온다고 지적한다. 즉 7%대의 대출금리에 근저당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경쟁격화로 상반기보다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정부의 기업대출 금리 인하압력도 은행주가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침체로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정부가 기업대출금리를 내리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본다.

이같은 분석을 통해 하반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은행주들의 비중을 줄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은행주의 주도주 부상을 기대하는 견해가 대세를 차지하고 있지만 CLSA증권의 주장도 충분히 경청할 만하다는 게 김성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의 판단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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