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남다른 펀드 '3社3色 전략'

  • 입력 2001년 7월 22일 18시 45분


올 들어 종합주가지수가 3.2%(20일 기준) 오르는 데 그쳤지만 주식(성장)형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 3곳의 평균 수익률이 20∼30%(19일 현재)에 육박해 주목된다. 주식을 60% 이상 넣는 성장형 펀드가 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수익을 올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수익률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 3곳의 운용스타일이 각기 달라 ‘3사(社) 3색(色)’의 양상을 띠고 있다. ‘고객 돈을 많이 불려준다’는 목표는 같지만 고수익으로 가는 길은 저마다 독특한 셈이다.

▽침체장세를 이기는 펀드의 특징〓1∼3위를 차지한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29.7%, 16.4%, 16.1%이다. 대형사가 아닌 소형사의 규모가 작은 펀드의 수익률이 좋았다.

성장형 펀드의 수도 템플턴이 4개이고 마이다스와 미래에셋은 2개씩에 불과했다. 설정액도 △마이다스 2319억원 △미래에셋 411억원 △템플턴 407억원에 불과했다. 펀드평가기관 제로인의 최상길 이사는 “펀드 수가 적어 매니저가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평가종목 발굴이 가장 중요〓템플턴은 미래에 이익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저평가 종목을 찾아 매수하는 것을 운용 원칙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나 한국통신 등 우량 종목이라도 고평가됐다고 판단되면 매입하지 않는다.

성장형 펀드 수익률 상위 운용사

구분

기간 수익률

지수대비 초과수익률

운용사펀드수설정액3개월연초이후3개월연초이후
업계전체784126,4240.366.451.211.58
투자신탁56388,220-0.036.210.741.31
투신운용21335,1990.816.551.761.70
자산운용83,0044.1012.494.947.06
템플턴440712.5629.6813.3024.73
마이다스22,3192.4316.363.1711.33
미래에셋241115.0616.1016.0711.18
LG운용274,5630.8910.751.775.92
교보운용173,5511.4810.182.385.36
한국투신12618,7411.329.951.935.07
*주:7월19일 현재.설정규모300억원 이상을 대상회사로 했음.(자료:제로인)

또 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을 80% 이상 유지하고 있다. 증시가 하락세를 보인다고 보유 중인 주식을 매도하지 않는다. 증시하락으로 입을 수 있는 위험(리스크)은 30개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방법으로 줄이고 있다.

템플턴의 이해균 주식운용팀장은 “자체 애널리스트들이 투자 대상 기업을 방문한 결과를 토대로 철저한 상향식 투자를 하고 있다”며 “그 결과 증시가 하락해도 펀드의 수익률 하락폭은 더 적다”고 말했다.

▽파생상품 투자가 추가 수익 내〓마이다스는 운용사 중에서는 지수선물과 지수옵션 등 파생상품 투자를 가장 활발하게 하는 회사로 꼽힌다. 작년 중반부터 파생상품에 투자할 시스템을 갖추고 별도의 팀(3명)을 설치한 효과를 보고 있다.

주식 편입비율은 70∼80%를 유지한 채 중장기적으로 구성 종목을 변경만 할 뿐 매매를 자주 하지는 않는다. 파생상품 거래는 콜 옵션 매도를 위주로 해 현물과 선물 부문의 수익률을 서로 보완하고 있다.

마이다스의 조재민 사장은 “파생상품 거래는 현물 매매에 비해 비용이 적고 유동성도 풍부해 다양한 거래를 할 수 있다”며 “파생상품 거래에서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현물에서 이익이 나 전체적으로 수익을 낸다”고 밝혔다.

▽장세에 능동적 대응이 철저〓미래에셋은 내재가치 위주의 상향식 투자와 증시의 방향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모멘텀 투자를 병행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많이 편입하다가 보름 전부터 삼성전자와 한국통신 등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편입 비율을 능동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평소에는 편입비율을 80% 정도로 유지하지만 장세가 나빠지면 60∼70%까지로 낮춰 위험을 피한다. 편입비율을 줄일 때는 지수선물로 위험을 상쇄하기도 한다.

미래에셋 선경래 주식운용수석팀장은 “저평가된 종목을 잘 선택해 매입하는 것은 다른 운용사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대세 상승장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어느 운용사보다 낫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투자자들이 감안할 사항〓시가총액 상위 종목보다 저평가된 중소형 종목을 많이 편입하는 운용전략은 실험적 성격이 강하다는 반론이 있다. 일반적인 포트폴리오 운용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3개사의 수익률이 높게 유지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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