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아파트 분양가 97년比 40% 상승

  • 입력 2001년 7월 22일 18시 32분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98년 2월 자율화 이후 초고속 상승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고급화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도 있으나 서민들의 내집 마련 부담을 키우는 부작용도 적잖다는 지적이 많다.

▽얼마나 올랐나〓격주간 부동산 정보지 ‘부동산뱅크(www.neonet.co.kr)’에 따르면 서울지역에서 공급된 아파트의 평균 평당분양가는 97년 한해동안의 464만4000원에서 올 1∼6월에는 652만2000원으로 40.4%나 올랐다.

연도별 평균 평당분양가를 보면 자율화 원년(元年)인 98년에 512만원으로 97년보다 10.2% 상승했고, 99년에 562만4000원, 지난해에는 643만9000원이었다. 평형별로는 40평형 이상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폭이 가장 커 97년 471만7000원에서 올 1∼6월에는 802만4000원으로 무려 70.1%가 올랐다.

24∼40평형의 중소형은 463만7000원에서607만9000으로31.1% 인상됐고, 24평형 미만의 소형아파트는 463만2000원에서 540만7000원으로 16.7%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노른자위’로 불리는 서초구(588만5000원→909만3000원)와 강남구(639만2000원→962만원)가 각각 54.4%, 50.5%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왜 오르나〓아파트 고급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

97년까지 아파트는 획일적인 내부 설계평면과 단조로운 단지 조경 등으로 ‘콘크리트 닭장’에 비유될 정도였다.

그러나 98년 이후 20평형대 아파트에도 화장실을 2개 배치하거나 첨단 정보통신 설비를 갖춘 아파트가 속속 선보였다. 또 주차장을 지하에 두고 지상에는 공원 및 녹지시설을 설치하면서 눈부신 변화가 잇따르고 있는 것.

대우건설 장상인 이사는 “최근 방한한 일본 주택업계 관계자들이 3∼4년전 한국 아파트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할 정도.

▽문제점은〓외환위기 이후 실질 소득이 줄어든 서민층에게 아파트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것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또 분양가 상승이 기존 아파트 매매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도 문제다. 주택은행에 따르면 가구당 아파트 구입시 투입자금이 97년 7664만5000원에서 2000년에는 1억673만원으로 무려 39.6%가 늘었다.

소비자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고급화 노력을 반영하더라도 땅값이 아직까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데다 그동안 연간 물가상승률이 5% 정도 오른 점을 감안할 때 업체들이 자율화를 이용해 과다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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