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10대그룹 총수 주식]정몽구회장 보유주가 2000억 증가

  • 입력 2001년 6월 26일 18시 47분


정몽구(鄭夢九) 현대자동차 회장이 올 들어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보유 주식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올라 돈을 가장 많이 번 그룹회장이 됐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주가가 껑충 뛴 덕분이다.

26일 증권거래소와 현대자동차 그룹에 따르면 10대 그룹 총수 중 정몽구 회장의 보유주식(상장계열사 기준) 시가총액은 25일 현재 4038억원으로 지난해 말 1864억원에 비해 2174억원(116.59%)이나 늘었다. 계열사 주가가 올 들어 급등하면서 정 회장은 보유 주식 증가액과 증가율 두 분야에서 모두 2위 그룹과 큰 차이를 보이며 수위를 차지했다.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은 보유주식 시가총액면에선 6168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했으나 증가율에서는 23.27%(1164억원)로 7위에 그쳤다.

신격호 롯데 회장은 보유주식 시가총액이 지난해말 293억원에서 올해 720억원으로 45.89% 급증해 증가율 2위를 차지했다.

박용곤 두산 회장의 보유주식 시가총액도 지난해말(159억원)보다 44.45% 증가한 230억원을 나타내 증가율 3위에 올랐다. 이밖에 SK 최태원, 한화 김승연, LG 구본무 회장의 보유주식 시가총액도 모두 30% 이상 늘었다. 반면 정몽헌 현대 회장은 보유주식 시가총액이 지난해 755억원보다 오히려 153억원이 줄었다.

정몽구 회장이 올 들어 이처럼 ‘큰 돈’을 불릴 수 있었던 배경은 올 초부터 “주식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경영의 초점을 맞춰라”고 강조한데서 단초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주가가 오르면 주주는 물론 현대자동차와 관련되는 부문이 같이 윈-윈게임이 되는 것”이라고 주가경영을 독려했다는 것.

현대·기아자동차는 최근 잇단 유상증자를 통해 계열사 몸집불리기에도 나섰다. 호황을 누리고 있는 자동차 부문의 수익을 바탕으로 계열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복안이다.

<김동원·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MH, 美 솔라즈 전의원 면담…두달만에 활동재개▼

재기를 노리고 있는 정몽헌(鄭夢憲·사진)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미국의 대표적인 ‘한국통(通)’으로 꼽히는 스티븐 솔라즈 전 하원의원을 25일 만났다.

한때 4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한국의 대표기업인 ‘현대호(號)’를 이끌었던 그는 현대건설의 출자전환이 거론됐던 4월 이후 바깥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때문에 그가 이번 솔라즈 전 하원의원을 만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몇 달간 정 회장이 얼굴을 내미는 활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재기의 칼을 갈고 있는 중”이라며 “그냥 쓰러질 현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정계에서 물러난 뒤 컨설팅 회사를 맡고 있는 솔라즈 전 의원은 정 회장과의 면담에서 “미국 업체들의 대북사업 투자 주선 등 현대아산과의 협력에 다리를 놓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솔라즈 전 의원은 91년 12월에 북한을 방문, 김일성 주석을 면담하기도 했던 인물이다.현대 고위관계자는 26일 “솔라즈 전 의원은 금강산 관광을 비롯한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현황과 향후 개발계획 등을 정 회장에게 상세히 묻는 등 큰관심을보였다”고 말했다.한 재계 관계자는 “솔라즈 전 의원의 협력 약속이 이행돼 미국 기업들이 대북사업에 투자할 경우 정 회장이 재기의 시나리오를 펼칠 가능성 높다”고 내다봤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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