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의 명품이야기]미키모토, 보석시장에 혁명

  • 입력 2001년 6월 21일 18시 58분


세계 각 나라에는 그곳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이 있다. 나는 일본 최고의 문화상품을 들라면 단연 보석상 ‘미키모토(Mikimoto)’를 꼽는다.

일본 근대사와 함께 성장한 미키모토는 100여년 동안 ‘진주의대명사’로세계 여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양식 진주를 개발해 세계 보석 장신구 시장에서 혁명을 일으킨 미키모토. 훌륭한 보석점과 동서양의 문화를 적절히 조화시킨 보석디자인으로 일본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전령사이기도 했다. 초기의 미키모토 보석 장신구는 외국의 경매시장에 등장하는 일본 유일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1893년 양식 진주를 처음으로 개발한 미키모토는 어촌의 우동장수 아들로 태어났다. 오랜 시행착오 끝에 진주를 양식하는데 성공했고, 이는 전세계 진주 수요를 담당하는 성공의 시작이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아르누보’와 ‘아르데코’의 예술 사조가 꽃을 피운 시기였고 보석디자인 역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일찍부터 프랑스 파리의 보석점을 목표로 했던 미키모토는 유럽의 최첨단 세공기술과 디자인을 접목해 일본 특유의 문화적 색채를 가미한 독특한 스타일을 탄생시켰다. 이것이 오늘날 ‘미키모토 스타일’이라는 보석 디자인의 한 줄기를 만들어냈다. 미키모토는 단순한 보석 장신구가 아니라 고급 문화상품이었다.

미키모토는 보석디자이너인 내가 가장 존경하며 본받고 싶은 보석상 중의 하나다. 미키모토는 국가가 인정하고 국민이 사랑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일본인에게서 미키모토는 세계인에게 그들의 고급문화를 전달하는 자부심으로 인식돼 있다. 일본의 거품경제가 끝나고 미키모토의 위상 역시 좁아졌다. 그러나 100여년에 걸쳐 살아숨쉬는 일본인 특유의 장인정신으로 패전국 일본을 ‘문화를 사랑하는 나라’로 세계에 인식시키는 데 한몫을 했다. 패션계의 겐조나 이세이 미야케 등과 마찬가지로.

언젠가 세계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문화상품을 선보일 수 있기를 꿈꾸는 나에게 미키모토는 좋은 본보기다.

홍 성 민(보석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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