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천공항 '배후'는 언제 뜰까…정부지원 절실

  • 입력 2001년 6월 21일 18시 46분


《올 3월29일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 개항후 3개월여동안 큰 사고 없이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큰 문제가 있다. 공항 주변지역에 공항 종사자나 이용객들이 이용할만한 주거단지나 편의시설, 접근교통망 등 배후지원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동북아시아지역 중추(허브)공항을목표로 건설된 공항이 지역공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현재 민자를 유치해 추진중인 인천공항 주변개발사업에 중앙정부차원의 재정 및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접근 교통망〓올 3월27일 착공된 공항 철도는 사업비 4조8800억원 중 민자가 70%에 달한다. 국고는 1조4000억원만 투입된다.

또 현재 영국 아멕사가 추진중인 영종도∼인천 송도 신도시간 10㎞의 제2연륙교 사업은 전액 민자(1조4920억원)로 2006년까지 건설될 예정이다.

지난해말 개통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사업비 1조7600억원 중 84%인 1조4700억원이 민자였기 때문에 승용차 통행료가 왕복 1만22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접근 교통망도 이용료가 비쌀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일부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제2연륙교나 철도도 통행료 등 부담이 신공항고속도로에 못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만이라도 전액 국고로 지어 이용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도신도시〓인천시가 2011년까지 2조1300억원을 투입, 송도 앞바다 535만평을 매립해 정보기술업체와 연구시설, 주거 상업지구가 조화된 국제적인 텔레포트(Tele-port)로 만들 계획이다. 현재 전체 3단계 공사 중 첫 단계인 2, 4공구의 매립 공사가 완료돼 도로 상수도 전기 통신망 등 기반 시설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인천시 재정 능력상 2조원의 막대한 사업비를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책 사업으로의 과감한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중론.

▽영종도 일대〓인천시는 2020년까지 공항 인근 580만평을 3단계로 나눠 개발할 계획. 우선 1단계로 내년부터 2011년까지 영종도 일대를 인구 4만8000명 규모의 공항 배후도시로 조성할 방침이다. 공항 배후도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및 세관 등 정부기관 은행 상가 직원들을 위한 주거 기능과 물류 지원 등의 기능을 갖추게 된다.

2단계는 인구 8만5000명 규모의 복합도시로 확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국제업무 물류 첨단산업 연구개발 관광레저 등의 기능을 갖춘 도시로 육성키로 했다.

3단계(2017∼2020년)는 국제자유도시가 목표. 각종 규제를 폐지해 외국인이 자유롭게 투자 개발할 수 있고 역외금융도 가능하게 하겠다는 것이 인천시 계획.

박연수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은 “공항 배후 도시 개발은 인천공항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특별법을 제정, 재정 및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신공항 경쟁력강화' 토론회 개최▼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공항 주변과 배후지역을 무역 물류 관광 금융 정보통신 등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서둘러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다음은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주최로 열릴 ‘인천공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토론회’에 참가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발표할 내용이다.

▽김재철 한국무역협회장〓공항 주변에 컨벤션센터 등 국제 비즈니스 활동에 필요한 기본 인프라 시설을 갖추고 배후지역인 영종 용유 무의도 일대를 묶어 국제업무지역 물류유통지역 관광위락지구 등을 복합적으로 건설하는 그랜드 디자인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긴밀한 협조 아래 국가적인 차원에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 사업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박용화 교통개발연구원 항공연구팀장〓환승객 비율을 전체 여객의 40%까지 끌어올리고 일본 중국과 단일 항공시장을 형성해 다양한 항공 운송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인천공항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항공기 급유부터 여객 및 화물 취급, 지상 조업 등에 직접 참여하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처럼 공항 상업화에 눈을 돌려야 한다.

▽라첼 위 컬리어스자딘 수석 컨설턴트〓영종도 지역을 국제업무 산업 유통 관광 위락 주거 지원시설 등이 도입된 복합 공항도시로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성공적으로 배후도시를 개발한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나 홍콩 첵랍콕공항, 일본 간사이공항처럼 중앙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 특히 중앙정부나 인천시, 민간 등 사업 주체간 역할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종현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공항 배후지역 개발에는 상당한 자금투자가 필요한 만큼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재원 조달과 외자 유치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보장하는 특별지원법이 마련돼야 한다. 또 인천공항의 개항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각종 정보산업업체들이 들어설 송도신도시를 공항 주변지역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

<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