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비행기 뜨던 자리 아파트가 뜬다

  • 입력 2001년 6월 19일 18시 43분


수도권 최악의 미분양 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김포시 아파트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분양권 값이 오름세다.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의 전세난이 김포 지역 전세금을 부추긴 데다 신공항 개항에 따른 특수(特需)가 가세했기 때문이다. 덩달아 거래가 끊어진 채 가격이 약세였던 토지시장도 회복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아직 교통난이 심각한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김포 부동산 시장을 점검해본다.

▽미분양 감소〓올해 초까지 김포시 사우지구 풍무지구 감정동은 한마디로 ‘미분양 아파트 밀집지’였다. 3월부터 미분양아파트가 감소하기 시작해 최근 소형 평형은 자취를 감추었다.현대산업개발이 풍무지구에 짓는 600가구는 3월초 미분양 물량이 150가구였으나 이달 들어 100가구 이하로 줄었다. 이 회사는 입주가 아직 6개월 남짓 남아 있어 미분양 해소를 자신하고 있다.

김포시 입구에 위치해 서울 출퇴근이 쉬운 사우지구도 마찬가지. 건영아파트는 1, 2층과 최고층 일부만 남았고 대우아파트도 미분양 물량이 대부분 소진됐다.

가장 인기가 높은 평형은 20∼30평형대. 가구수가 2000여 가구에 달해 미분양 아파트가 많은 감정동 ‘신안 실크벨리’도 20평형대는 매물이 없을 정도다.

미분양 물량이 줄어들면서 소형 평형 매매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우지구 청구한라 22평형 매매가는 지난 연말 8300만원에서 올 6월 9500만원으로 올랐다. 인근 동남아파트 31 평형도 같은 기간 1000만원 남짓 상승했다. 사우지구 한빛공인 박형산사장은 “서울 서부권으로 출퇴근하는 수요자들이 20평형대를 찾으면서 30평형대 매매가도 동반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금 강세〓미분양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전세금 강세를 꼽을 수 있다. 서울 전세수요는 물론, 인천지역 수요까지 몰려들고 있다. 풍무 현대아파트 모델하우스 김동해대리는 “신공항 개항에 따라 인천지역 전세금이 크게 올라 김포지역으로 전세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포 지역 내에서는 사우지구가 신공항으로 가기 쉬워 수요자가 늘어났다.

사우 풍무 장기지역 전세금은 30평형대를 기준으로 올들어 1000만원 이상 올랐다. 신안실크벨리 1차 33평형은 1300만원 상승해 6700만원에 전세 거래되고 있다. 택지개발이 지연돼 분양권 값이 약세인 장기동에서도 30평형대 전세가는 최근 6개월 새 1000만원이나 올랐다.

▽토지시장도 기대심리〓양촌면 일대가 김포시 장기발전 계획의 수혜지역으로 지목되면서 수요자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 해 국토연구원이 신도시 개발 유망지역으로 김포시 남부권을 선정한 것도 현지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이 곳 준농림지 평당가는 25만∼30만원선. 상업용지는 평당 80만원을 호가한다. 김포시 재현공인 이상기사장은 “3년 내 김포에 25만명의 인구가 유입된다”며 “아직 땅값이 크게 오르지 않아 토지 활용가치가 높다”고 내다봤다.

▽아직은 글쎄〓신공항 개항으로 김포 지역 비행기 소음이 줄어든 것은 아파트 값 상승의 호재로 꼽힌다. 반면 신공항 배후 주거시설이 완비되면 김포에 살던 공항 직원들이 신공항으로 옮아갈 가능성도 크다. 이는 김포 아파트 수요를 감소시키는 요인. 48번 국도가 확장 중이지만 교통난을 해소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은우기자>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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