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DDT가 초경 앞당긴다", 벨기에 교수팀 연구 결과

  • 입력 2001년 5월 23일 18시 56분


개발도상국 출신 이민자 가족 여아들의 성조숙증이 DDT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리에즈 대학의 장―삐에르 부르기농 교수팀은 자국내 이민자 가족 여아들의 초경 시기를 조사한 결과 벨기에 여아들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여러 개발도상국가에서 온 39명의 여아들을 대상으로 초경, 가슴발달과 같은 2차성징이 시작되는 시기를 조사했다. 그 결과 3분의 2에 해당하는 26명이 가슴 발달은 8세 이전에, 초경은 10세 이전에 시작됐음을 밝혀냈다. 반면 벨기에 여아들의 평균 초경시기는 12세였다. 특히 이 가운데 22명의 여아들에서 DDT의 파생물질인 DDE의 혈중 농도가 벨기에 여아들에 비해 10배나 높게 나왔다.

DDT는 성 발달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흡사해 인체 내에 축적되면 생식계통의 장애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이다.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사용이 금지됐지만 인도나 남미,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여전히 DDT를 사용하고 있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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