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속도로에는 2002년 월드컵 축구를 성공적으로 치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지만 물리적 시간적 거리를 단축시켜준다는 의미 이상으로 경제적 문화적 의의를 찾을 필요가 있다. 즉 대전·충청 문화권과 경남 서·남부 문화권을 연결하는 의미가 있다. 계룡산 국립공원과 금강을 중심으로 하는 백제문화권, 그리고 사계 김장생, 우암 송시열을 필두로 한 예학(禮學) 및 기호학파가 대전·충청권의 정신문화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지리산 국립공원 및 남강을 중심으로 한 신라 및 가야 문화 그리고 남명 조식을 중심으로 하는 의리유학(義理儒學)이 경남 서남부 정신문화를 대표한다. 이렇게 이질적이고 단절되었던 양 문화의 만남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미래지향적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대전시에는 과학기술의 요람인 대덕연구단지와 정부대전청사가 있고 육·해·공군 본부 및 3군 대학이 위치해 있다. 또 국토의 지리적 중심에 있어서 호남, 영남 및 경기를 잇는 중심 도시의 역할을 해왔다.
대전시의 이러한 입지적 여건을 활용해 지역사회는 물론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과밀한 수도권의 지방 이전을 과감히 추진해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고속도로 개통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대학들이 앞장서서 국가 발전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3조원의 예산과 막대한 인력이 투입된 이 고속도로의 역사적 의의를 심층분석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한국도로공사와 양 지역의 대학, 대전시 진주시 통영시 등 유관기관들은 중앙정부와 밀접하게 협력하여 멋진 작품을 만들어 봄직하다.
한복룡(충남대 법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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