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소나무 항공방제 논쟁 후끈

  • 입력 2001년 4월 7일 00시 38분


일명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材線蟲) 항공방제 문제를 놓고 산림청과 부산시 등 행정당국과 환경단체 및 생태학자간에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산림청과 시는 환경단체의 반대로 지난해 6월 이후 중단된 항공방제를 올해부터 재개할 방침이나 환경단체와 생태학자 등은 맹독성 농약의 살포에 따른 자연생태계의 파괴를 주장하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은 원인균인 재선충과 매개곤충인 솔수염하늘소에 의해 발생한다. 재선충이 부화해 매개곤충을 통해 바람을 타고 다른 소나무로 대거 옮겨 퍼지는데 발생 시기는 주로 5∼6월.

이를 막기 위해서는 매개곤충을 없애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태〓6일 산림청과 시에 따르면 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소나무 재선충이 발생한 이래 지난해 초까지 12년간 구월산∼기장읍까지 12㎞, 부산진구 백양산까지 11㎞ 등 2개소에 번졌다. 특히 항공방제 중단 이후 9개월 동안 기장군 장안읍 달음산을 거쳐 울산 경계까지 16㎞, 동구 초량동∼서구 꽃마을∼사하구 에덴공원 등으로 9㎞나 더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소나무 재선충 피해는 88년부터 12년간 5831 그루였으나 지난해 6월이후 현재까지 무려 1만2659그루로 늘었다.

이에 따라 산림청과 시는 다음달부터 인구밀집지역 및 수원지 주변을 제외한 부산진구 등 10개 구군지역의 산림 3375㏊를 대상으로 매년 3차례 항공방제를 실시할 계획이다.

▽환경단체 및 생태학자 주장〓항공방제에 사용하는 ‘메프유제’(일명 스미치온)는 맹독성 농약으로 산림에 살포할 경우 자연생태계 파괴와 계곡의 물 등에 나쁜 영향을 준다며 반대하고있다. 또 맹독성 농약을 뿌리면 곤충류나 조류 등 생물이 감소하고 수질 토양 오염 등은 물론 인체에 흡수될 경우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 없나〓산림청과 시는 기계를 동원한 지상 방제나 감염 소나무를 벌채해 소각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산림 지형이나 시간, 경비 등의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은데다 확산 속도에 비해 작업이 느려 피해를 막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반면 환경단체들과 생태학자들은 항공방제 실시에 앞서 피해영향조사 등 정확한 기초조사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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