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이용수 기술위원장 인터뷰

  • 입력 2001년 3월 30일 16시 45분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 개혁을 위해 지난해 11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으로 취임한 이용수(41)세종대 교수를 29일 만나 한국축구의 발전방향과 2002 한·일 월드컵 16강 가능성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한국축구 개혁의 선봉장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용수 위원장과의 일문 일답.》

▶기술위원회가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지고 출범했는데?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축구발전을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만들고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학원스포츠의 4강제 폐지가 우선 관철시킬 목표다.

▶기술위원회와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대표팀 전력향상을 위한 측면지원이 기술위원회의 주임무다. 대표선수 선발의 경우 전권은 감독에게 있고 기술위원회는 감독이 선발한 선수를 추인하는 정도다.

▶히딩크 감독에 대해 평가한다면?

-훈련과정과 홍콩·두바이 대회등을 동행하면서 지켜본 결과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월드컵 성적에 상관없이 한국 지도자나 선수들이 배울점이 많다. 특히 훈련과정에서 국내축구의 문제점을 많이 개선시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술위원장을 맡으면서 대표팀을 한달에 한번 일주일동안 소집해 훈련하는 상시체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는데?

-대표팀 소집에 어려움이 많다. 국내선수의 경우는 지난 1월초 프로연맹에 대표팀 훈련일정을 전달해 양해를 구했다.그 범위 안에서 선수들을 소집해 국제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해외파의 경우 1년에 5번까지만 A매치에 차출할 수 있다는 FIFA규정때문에 힘든점이 많다.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전술적인 인지도를 높여주기 위해 선 훈련이든 경기든 반복이 필수다.가장 적절한 때를 골라 대표팀 합류시기를 결정 할 생각이다.

▶대표팀 전력향상을 위해 기술위가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것은?

- 대륙간 컵 전까지는 가능성있는 선수선발이다. 하반기에는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정도로 선수들이 전술적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중점을 둘 계획이다.

▶12월 조추첨전에 우리와 만날 가능성이 있는 상대팀에 대한 분석은 하고 있나 ?

-조추첨전에는 각 대륙의 월드컵 예선경기 비디오 테이프를 확보하는 정도다.조추첨에서 상대가 결정되면 미리 수집한 경기자료를 토대로 각나라별은 물론 개인별로 비디오자료를 데이터 베이스화 해서 선수들이 상대의 장단점을 충분히 숙지한 후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한국 축구가 국제대회에서 가진 기량의 절반도 다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진다고 진단한 적이 있는데 해결책은 있나?

-선수 스스로가 경기장내에서 문제를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한다. 이를 위해선 자신감과 평소 훈련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연습때부터 상황을 이해하고 플레이를 펼치는 ‘생각하는 축구’를 해야한다. 자신감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보다 훨씬 강한 팀과 맞붙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같은 선수와 뛰어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한국과 일본축구의 현주소를 진단한다면?

일본은 축구발전을 위한 기본 토대가 완벽하게 갖춰진 것은 물론 한국을 넘어 세계 수준에 접근하려고 하는 상태다.

한국은 지난 30년간 일본이 했던것처럼 일본따라잡기를 하면서 기본토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한국 축구의 기반시설을 강화 시킬 방법은 없나?

-개인적으론 축구 복표사업에 희망을 걸고 있다.복표사업이 시행되면 축구협,프로연맹에 배당되는 기금이 있는데 향후 30년정도는 잔디구장 건설 등 축구 인프라 구축에 투자되기를 희망한다.

▶차범근 전감독의 활용방안은?

-여러가지 구상이 있는데 아직 본인 의사를 확인하지 못했다.

▶월드컵 16강 가능성은?

-월드컵 유치 배경, 경기장 건설비용 등 을 따져보면 반드시 16강에 진출해야 한다. 가능성을 확률로 따지면 낮은게 현실이지만 꼭 이뤄내야 할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마이크를 놓은 뒤 뒤 축구해설가들의 몸값이 억대로 치솟고 있는데?

-남들이 돈복이 없다고 한다. (돈때문이 아니라)언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하고 싶다.

▶유니폼 교체문제와 유니폼에 국기 대신 엠블럼을 달자는 주장이 많은데?

내가 관여 할 바가 아니라서 잘 모른다.

▶선수기용에 대해 축구팬들의 의견이 분분한데?

지금 평가전에 나서는 선수들이 월드컵멤버로 뽑힌다는 보장이 없다. 내년 초쯤에 월드컵에 나설 22~25명을 추릴 예정이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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