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선-엘리베이터 투톱 지주사 체제로

  • 입력 2001년 3월 28일 18시 32분


현대그룹이 '새판 짜기' 에 나섰다.

정부와 채권단이 현대건설의 조기 출자전환 을 결정하면서 그동안 계열사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았던 현대건설이 사실상 현대와 무관한 회사로 변하기 때문. 현대그룹의 계열사간 지배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현대는 지주회사로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를 구심점으로 하는 투톱 시스템 으로 바꾸겠다는 안(案)을 갖고 있다. 이중 특히 눈여겨 봐야하는 기업은 바로 현대엘리베이터. 현대는 그동안 정몽헌(鄭夢憲)회장측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을 높이는 작업을 벌여왔다.

현대건설은 작년 말부터 자구이행에 따라 보유중인 현대중공업 주식을 모두 처분하는 한편 현대상선 지분율도 종전 23.96%에서 8.69%로 줄였다. 이때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주식을 대거 매입하면서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 부상, 또다른 지주회사의 가능성을 높여왔다.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상선 지분은 15.16%이며,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는 현대종합상사로 22.13%이고 2대주주가 정몽헌 회장의 장모 김문희(8.26%)씨다. 김문희씨는 올들어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면서 간접적으로 정몽헌 회장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배력 강화에 지렛대 역할을 수행해 왔다.

또 하나는 현대의 새 체제 중심에는 현대상선이 있다. 현대그룹은 지금까지 모기업인 현대건설→현대상선→현대중공업 및 현대증권→현대종합상사 및 현대전자등의 연결고리를 활용해 지배관계를 형성해 왔다. 정몽헌 회장은 현대상선의 보유지분 4.9%를 연결고리 로 앞으로도 건설을 제외한 계열사를 계속 지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종전에 현대건설이 맡았던 지주회사 역할을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가 대신 맡게 되는 것일 뿐 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에서 정회장의 지배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 이라며 경영권에 큰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작년 10월까지 현대중공업,현대증권,현대전자 등 주요 계열사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의 최대주주(23.96%)이자 현대중공업의 3대 주주(6.93%)로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임무를 담당했었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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