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헬로우 드래곤, 동구권 작품들을 한 곳에

  • 입력 2001년 3월 16일 11시 51분


평소에 접하기 어려웠던 체코, 헝가리, 폴란드 등 동구권 단편 애니메이션을 서비스하는 사이트가 있어 눈길을 끈다. 각종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수준 높은 유럽 애니메이션들을 모아놓은 '헬로우 드래곤'(www.hellodragon.co.kr)이 그것.

총 16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미쉘라 파블라토바 감독의 <리피트>(Repeat)(1994). 95년 앙시 페스티벌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이 작품은 일상적인 남녀간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고찰한다. 파블라토는 정형적인 틀을 갖추고 있는 남녀 관계가 '모순'이라고 지적하며 그 틀이 깨졌을 때 나타나는 많은 혼란을 극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 동일한 감독의 'Word'(1991)도 1993년 앙카라 대회에서 메인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오스카 후보로도 선정된 애니메이션. 언어의 부정적인 면을 역설하고 있는 이 작품은 정작 한 마디의 대사 없이 장면 그림만으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어 독특하다.

체코 감독 파블 쿠츠키의 <첫눈에 반한 사랑>(1987)은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으려 노력하는 한 남자의 운명을 그린 5분 7초짜리 애니메이션. 자신의 사랑을 위해 변함없이 애쓰는 주인공은 희망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는 작가의 생각을 대변한다.

이 외에도 1960년대 동구권을 배경으로 한 퍼펫 애니메이션 <패드>(Pad)는 한 노인의 죽음을 통해 사람들의 무관심을 꼬집은 작품.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시종일관 작품을 감싸고 있어 전체주의 시대의 분위기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 사이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카페' '아름다운 종' '피카소 테마' '영원한 순간' '딜레마' 등의 다양한 동구권 애니메이션들은 전반적으로 실험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를 전하고 있다. 또 순수 미술을 애니메이션에 접목시켜 회화적으로도 손색이 없다.

미국의 소니 콜롬비아, 워너브라더스 등에서 수년간 애니메이터로 활동해 온 헬로우 드래곤의 대표 김종욱 씨는 "일본과 미국의 애니메이션과는 또다른 매력을 가진 동구권 작품들을 소개하기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해외 수상 경력이 있는 작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무료로 가입한 회원들에게는 10,000포인트의 사이버 머니가 지급되며 한 작품을 감상하는 데 2~300포인트가 든다. 한 번 감상한 작품은 다음에 무료로 볼 수 있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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