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경제침체 국내 영향]일본 '반짝회복'보이다 다시 하강

  • 입력 2001년 3월 14일 18시 36분


‘10년 불황’을 겪어온 일본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반짝 회복 기조를 보였으나 미국의 경기침체와 국내 금융불안으로 다시 하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긴급경제대책본부’를 15일 설치키로 했다.

또 일본은행은 19일 열리는 정책위원회에서 초단기금리를 현행 0.15%에서 0%로 인하, 제로금리정책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기업 활동이 개선되는 듯 하자 경기회복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경기 침체로 대미 수출이 줄면서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

14일 발표된 일본의 1월 무역수지동향을 보면 수출은 2.9%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수입은 24.7% 늘었다. 흑자는 89.9% 감소해 648억엔에 불과했다. 경상흑자는 59.7%나 줄어들어 2496억엔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97년 이후 최저치였다.

주가 하락세와 수출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일본 기업은 지난해 늘렸던 설비투자의 끈을 최근 다시 조이고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기계수주 1∼3월 동향을 보면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기업이 인원감축을 단행하면서 1월 실업률은 4.9%로 최악의 상태를 기록했다. 소비 감소 영향으로 물가 또한 크게 떨어져 일본 정부는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시스템 불안도 경기악화를 부채질한다. 최근 주가폭락으로 16개 대형은행의 보유 주식평가액이 2조∼3조엔 줄어 이달말로 예정된 부실채권 처리는 더욱 늦어지게 됐다.

부실채권 처리가 늦어지면 기업구조조정도 지연될 수밖에 없어 경제 회복은 더욱 멀어지게 된다.

<도쿄〓이영이특파원>yes20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