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규모 축산 방식이 광우병·구제역 원인

  • 입력 2001년 3월 14일 17시 48분


광우병이 영국에서 발병한 데 이어 이번 구제역 파동 역시 영국에서 시작됐다. 발병 원인이 전혀 다른 광우병과 구제역이 모두 영국에서 시작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영국의 대규모 축산 방식이 광우병이나 구제역 같은 '가축 대란'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영국은 그동안 축산업의 대형화를 통해 지난해의 경우 76만4000여 마리의 가축을 유럽 지역에 수출했다. 규모는 늘리고 비용은 줄이는 축산정책을 시행하다 보니 자연히 생육과정을 촉진시키는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것도 그 중 하나. 광우병이 이로 인해 발병된 것이란 주장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구제역의 발병도 대규모 저비용 축산업의 관행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과 왜 영국에서 잘 발생하는 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축산업의 대형화로 소규모 도축장이 줄어들면서 가축들이 도축을 위해 이전보다 먼 지역으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보다 광범위하게 구제역이 번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년간 영국 내 도축장 수는 1000여개에서 400개 이하로 줄었다.

영국 BBC 방송은 구제역 발병으로 "가축을 공장같은 환경에서 대량 사육하고 도축장까지 장거리 수송하는 집약적 축산방식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영국의 더 타임스지는 12일 "나치 독일이 제2차 세계대전 말기에 구제역 바이러스로 영국을 공격하려 했다"며 "나치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영국이 독일보다 구제역으로 훨씬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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