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겨레의 스승 유영모, 함석헌 선생 탄생 행사

입력 2001-03-01 18:46수정 2009-09-21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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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지성사의 두 거목인 다석 유영모(多夕 柳永模·1890∼1981) 선생과 씨¤ 함석헌(咸錫憲·1901∼1989) 선생이 13일 각각 탄생 111주년과 100주년을 맞는다. 스승 유영모가 사상가였다면 제자 함석헌은 스승으로부터 배운 이론을 몸소 실천한 활동가였다. 생일이 같은 스승과 제자가 하루의 시차를 두고 2월3일(유영모)과 4일(함석헌) 타계했다는 점도 둘 사이의 끈끈한 인연을 보여준다.

함석헌은 글과 행동으로 독재정권을 비판해온 재야 지도자로 주로 알려져 있지만, 억압적 횡포에 대한 그의 저항은 이승만 시절을 거쳐 3·1 독립운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그 사상적 원천은 동양사상과 결합한 기독교신앙이었다.

유영모와 함석헌은 오산학교 시절 사제의 인연을 맺었다. 유영모는 동양인으로서 신약성서를 이해하기 위해 구약성서와 함께 논어, 맹자, 도덕경, 화엄경 등의 동양철학을 결합해 이들 사상을 하나로 꿰는 사상체계를 형성했다.

유영모의 사상이 함석헌을 통해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사제(師弟)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민중을 뜻하는 ‘씨¤’이라는 단어도 본래 유영모의 것이었지만 이를 실천 전파한 것은 함석헌이었다.

이들의 영향을 받은 지식인들은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유달영, 김흥호, 박영호 등 유영모의 1세대 제자들은 동양학의 권위있는 해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함석헌의 1세대 제자인 김동길, 김용준, 안병무, 문익환, 장준하 등은 원로가 되어 있거나 고인이 됐다. 김지하, 한완상, 한승헌, 김성수 등은 2, 3세대 제자들이다.

‘다석사상연구회’(회장 김흥호)는 1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성천문화재단 대강의실에서 유영모의 명상록을 풀이한 ‘다석일지 공부’(전7권·솔출판사) 출판기념회 및 기념강연회를 갖는다. ‘함석헌기념사업회’(이사장 이문영)도 같은 날 오후 5시반 서울 한국언론재단 20층에서 ‘함석헌선생 탄신 100주년 기념 및 기념사업 후원의 밤’을 개최하고, 국제학술심포지엄과 미간행 유고집 발간을 준비중이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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