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부시행정부의 한반도 리포트'

  • 입력 2001년 2월 16일 19시 01분


◇부시행정부의 한반도 리포트

콘돌리자 라이스 외 지음 장성민 편역

290쪽 9800원 김영사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기 훨씬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의 대북(對北)정책은 어떻게 변할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해왔다. 우리나라와 미국 간 힘의 관계로 인해 미국의 대북정책이 우리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등 한반도문제 해결에 큰 영향을 미쳐왔기 때문에 이러한 관심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요즘 대다수의 관련 전문가들이 부시 정부가 들어섰다 해도 미국의 대북정책이 ‘포용정책’이라는 큰 틀과 기본방향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고, 단지 보다 기술적인 차원에서 방법 수단 우선순위 등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개진하고 있다. 본 서평자도 그러한 입장에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미국 대북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분석보다는 부시 정부 외교안보팀 인사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어할 것이다. 바로 이런 때에 맞춰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평소 통일외교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여온 장성민 의원이 책임 편역을 맡았다.

이 책에는 라이스 대통령 안보보좌관, 럼스펠드 국방장관,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 외교안보 관련 정부 핵심 인사들로부터 공화당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워츨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소장, 매닝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까지 10명의 공화당계 주요인사들의 논문, 연설, 보고서, 발표문 등이 번역돼 실려 있다.

책이 출판되는 데 소요되는 시간 때문이겠지만 부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들이 쓴 글이나 연설, 청문회 증언, 성명 등 최근의 문건들은 포함돼 있지 않다. 그리고 부시 정부의 외교안보팀 주요 인사가 다 포함돼 있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부시 정부 외교안보팀이 의회의 인준을 마친 후 막상 기존의 대북정책 검토에 들어가게 되면, 현실적 정책 여건 하에서 정책담당자로서 일해야 하는 이들의 생각과 입장이 이 책에 나타나 있는 이전의 생각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보수적 성향의 외교안보 분야 관료 학자들로 이미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의 입장들을 정리해 온 사람들이어서 이 책에 나타난 입장은 이들의 전반적인 외교안보 정책, 대한반도 정책, 그리고 대북정책에 대한 기본 노선을 잘 나타내고 있다.

백 학 순(세종연구소 연구위원·정치학)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