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정이품송 치료…200년은 더 살것"

  • 입력 2001년 2월 10일 01시 04분


“정이품송을 기필코 살려내겠습니다.”

공주대 산업과학대 정재훈(鄭在薰·54·수목생리학)학장. 그는 최근 문화재관리청으로부터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103호)의 수세(樹勢) 회복을 위한 종합 프로젝트를 맡아 치유에 나섰다. 정이품송 ‘주치의’로 나선 셈이다.

나무 중에 유난히 소나무를 좋아한다는 정학장이 정이품송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 소나무가 점차 고사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보도를 접한 98년 초.

그는 전공을 살려 이 때부터 1년간 개인적으로 60여 차례나 정이품송을 찾아 조사를 벌인끝에 그동안의 처방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이품송을 방문할 때에는 행여나 나무의 건강을 해칠까 자가용을 두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정이품송은 길이 4m의 뿌리 중 절반 가량이 썩고 성장이 멈추는 등 중병 상태였어요. 하지만 당시 처방은 영양제인 링거를 주사하는 것 등이 전부였어요. 순환기 계통 환자에게 영양제만 준다면 잠시 기력은 유지할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지요.”

그는 정이품송의 병인은 인근 하천에 수중보가 생긴데 따른 ‘습기과다’와 나무 주변을 흙과 시멘트로 덮은데 따른 ‘호흡곤란’이라고 보고 이같은 사실을 보은군을 통해 문화재관리청에 알렸다.

정학장은 “정이품송의 치료는 수중보를 이전하고 복토를 제거하는 등의 자연상태 회복이 초점”이라며 “이같은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800년 수령의 이 나무는 앞으로도 200년 이상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은〓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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