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ile&Politics]YS"공정위까지 동원은 정치보복"

  • 입력 2001년 2월 9일 18시 33분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9일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 “이 시기에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동원해 한꺼번에 조사를 하는 것은 명백한 언론 탄압이자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김전대통령은 이날 도쿄(東京)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언론사 세무조사에 대해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다.

“나도 대통령 재임 시절(94년) 언론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번 것은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다. 지금 언론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다소 바른말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언론 탄압을 목적으로 공정거래위까지 한꺼번에 조사를 하는 것이다. 김대중씨는 돌이킬 수 없는 무덤을 팠다. 이것이 바로 정치 보복이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의 용기가 중요하다.”

―그때 왜 세무조사를 했나.

“영리 단체가 10년, 20년이 지나도록 세무조사를 안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한번 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조사는 했지만 공개는 하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때 왜 세무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나.

“언론사의 장래를 위해 안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공개했다면 큰일났을 것이다. (언론사의) 존립에 대단히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도덕적인 의미를 포함해서 그랬는가.

“그렇다.”

―공개를 안한 것은 약점을 쥐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내막을 공개하면 (언론사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고 국민이 허탈감을 느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후 대통령으로서 시정 노력은 했나.

“언론사 대표들을 합동으로 만나 정확하게, 정직하게 써 달라고 부탁했다.”

―언론사에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얘긴가.

“세무조사를 하면 가족 관계를 전부 조사하게 된다. (재산을) 가져서는 안 되는 사람이 가진 경우도 있었다. 세무서 방법대로 하면 상당히 징수(추징)해야 했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없다고는 할 수 없어서 얼마만 받고 끝내라고 지시했다. 전체를 공개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번에는 정부가 조사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보나.

“협박용이기 때문에 그렇게 못할 것이다. 김대중씨는 하산해서 이제 자기 집으로 가기 직전이다. 공개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다만 언론이 아첨하면 김대중씨가 기고만장할 수 있다.”

김전대통령은 이어 대우사태에 대해서도 언급, “대통령 재직 말기에 대우그룹에 문제가 많다는 보고를 받았고 강하게 주의를 준 적도 있다”며 “김대중씨에게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낸 기업이 대우인데 어떻게 김우중(金宇中)씨를 잡아올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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