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이정민/'NMD와 한반도' 심층분석 필요

  • 입력 2001년 2월 9일 18시 21분


미국의 외교안보정책 전략은 지난 반세기 동안 유럽 아시아 그리고 중동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으며 그 기본적인 이유는 1945년 이후 미국이 개입한 대표적인 전쟁과 분쟁들이 아시아 중동 유럽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미국에 있어서는 유라시아에서의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적인 군사안보적 과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도 전략적 우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외교문제에 미숙한 부시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강력한 군사외교 정책을 펼쳤던 1980년대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판단되며 단순함 속에 위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아시아와 중동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보며 이번 주 동아일보는 사실상 미국의 세계전략을 지역별 과제별로 잘 분석했다고 본다.

6일자 A13면의 ‘NMD가 21세기 파워 결정짓는다’는 제목의 특집은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강행에 따른 이해 당사국들인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한 의미 있는 보도였다. 아울러 8일자 A7면 ‘이인식의 과학생각’의 ‘미국의 NMD는 첨단기술집약체’ 기사도 일반 독자들이 NMD를 이해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되는 글이었다. 그러나 NMD가 향후 한반도 정세와 한국의 외교안보정책에 실질적으로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분석과 세부적인 대응책에 대한 보도가 부족해 아쉬움을 남겼다.

부시 대통령이 NMD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미국의 군사안보전략 기조를 공세적 억지력으로 전환하고, 미국과 주요 우방국들에 위협이 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 문제를 더 이상 수세적 자세로 접근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북한의 경우 탄도미사일의 추가개발, 배치, 그리고 실험 가능성을 중요한 협상카드로 활용해 왔다면 부시 행정부는 NMD 구축과 함께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원천적으로 약화시키겠다는 의사가 있다고 하겠다. 그럴 경우 북한의 대미 압력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 궁극적으로 북한은 미국의 NMD에 적극 대응하든지, 아니면 진정한 의미에서의 군사긴장 완화 협상과 탄도미사일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시의 NMD 정책은 생각보다 단순하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의 눈치를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는 우리 정부가 곤경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보도가 요망된다.

이번 주의 또 다른 중요한 국제 뉴스는 이스라엘 총선에서 아리엘 샤론 리쿠드당 당수가 당선된 것을 꼽을 수 있다. 동아일보는 샤론 총리의 등장으로 인한 중동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8일자 A12면 ‘이스라엘 샤론시대’ 특집과 9일자 A10면에서 집중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비중 있게 다뤄 이해를 높였다. 특히 샤론의 등장과 중동평화의 미래, 그리고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 방향에 대한 분석을 체계적으로 다뤘다고 본다.

이정민(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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