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시민 시내 통행료에 '발목'

  • 입력 2001년 2월 1일 00시 42분


제조업체 영업사원인 김길곤(金吉坤·40)씨. 하루종일 승용차로 부산시내를 돌며 영업을 하다 보면 피곤은 제쳐놓고라도 도로통행료 때문에 허리가 휜다.

영업실적이 남들보다 괜찮은 편이지만 월급 중 상당액을 도로통행비용으로 쏟아부어야 한다. 김씨의 도로통행비용은 하루평균 3000원, 한달평균 10만원 가량.

부산에서는 조금 반듯한 길이나 터널을 지나려면 여지없이 요금소가 가로막는다. 전국 유료도로의 절반 가량이 부산에 집중돼있는 현실이라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대부분의 부산시민들은 김씨처럼 준조세에 해당하는 통행료의 과다지출때문에 가계부담을 느낄 정도. 여기에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실업률(6.5%)과 소비자물가(1.3%) 등을 감안하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부담은 더하다.

현재 부산 시내 유료도로는 시 직영 2개소와 민간업체운영 4개소 등 6개소. 전국 자치단체내 유로도로 13개 중 46%가 부산에 몰려 있다.

도시고속도로인 번영로(소형 400원, 대형 800원)와 동서고가로(소형 600원, 대형 800원)를 비롯해 백양터널(소형 700원, 대형 900원) 황령터널(소형 600원, 대형 800원) 구덕터널(소형 500원 대형 600원) 제2만덕터널(소형 400원, 대형 500원) 등이다.

더욱이 8월 개통될 수정산터널이 소형 900원 대형 1400원, 2002년 6월 개통예정인 광안대로가 소형 1500원 대형 2000원 정도 받을 것으로 보여 시민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또 시외에서 부산으로 들어올 경우 경부 및 남해고속도로 요금소(최소 1100원)가 3군데나 된다.

여기에다 현재 △초읍터널 △부산∼거제간 거가대교 △북항대교 △황령산 제3터널 △명지대교 △산성터널 등도 모두 민자사업으로 추진되거나 계획중에 있어 이들 도로가 완공되는 2008년경이면 시내를 이용하는 하루 도로비만 2만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자치단체내의 유료도로는 경남과 경기가 각 2개, 경북 대구 광주가 각 1개 등이다.

이같은 현상은 부산이 산과 바다를 끼고 있어 터널과 교량이 많은데다 시 살림살이가 여의치 못해 민자사업으로 도로나 터널을 건설했기 때문. 이에 대해 부산시민들은 “주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서 사회간접시설 확충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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