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년동안 여섯번째 교육부장관

  • 입력 2001년 1월 29일 18시 40분


교육행정의 수장(首長)이 ‘또’ 바뀌었다. 이번에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새로 임명된 한완상(韓完相)씨는 현 정부 들어 여섯 번째 교육장관이다.

어느 부서보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는 교육장관이 이처럼 자주 바뀌는 데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우리 교육이 표류하는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물론 이번 인사는 과거와는 성격이 다소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로 확대 개편됐고 장관이 부총리로 승격됐다. 하지만 이는 전임 이돈희(李敦熙) 장관 임명 때도 이미 확정돼 있었으므로 당연히 이 점이 고려됐을 것이다. 이제 와서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새 인사 요인이 발생했다며 임명된 지 5개월밖에 안 된 장관을 또 바꾼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교육은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흔히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부른다. 정책이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고 넓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관이 자주 바뀌면 혼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부임한 전임 이돈희 장관은 교육현장에 밝고 업무수행에도 무리가 없었다는 평을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는 2002학년도부터 크게 바뀌는 대학입시의 틀을 만드는 것을 비롯해 중학교 전면 의무교육 실시, 교사의 경쟁력 확보 방안 등을 놓고 의욕적으로 일해 왔다. 그러나 장관이 바뀌면서 그동안 가속도가 붙어오던 작업에 또 한번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일부 교육부 공무원들은 “업무 보고하다 세월 다 간다”고 불평하고 있다.

정부는 신임 한 부총리가 개혁성과 추진력을 갖췄다고 하지만 과연 교육정책부서 책임자로서 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그는 대학 교수 및 총장 출신이긴 하지만 총체적 경력으로 보아 국가의 두뇌자원 개발을 위한 인적자원정책분야나 교육분야에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다. 김영삼(金泳三) 정부시절 통일부총리를 지낸 한 부총리는 현 정부와도 이런 저런 인연을 맺어 왔다.

지금 우리 교육은 위기다. 곳곳에서 공교육이 흔들리고 있고 교직사회는 크게 동요하고 있다. 바뀐 입시제도는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실용 학문에 밀려 인문학 등 기초학문은 위기에 처해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장관이 너무 자주 바뀌고 이에 따라 교육정책이 흔들린다면 우리 교육의 미래는 어둡다고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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