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대우, 삼성 등 국내증권사, "유동성장세 끝났다" 주장

  • 입력 2001년 1월 29일 11시 56분


유동성장세가 마무리 국면에 진입했다는 주장이 국내증권사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낙폭과다에 따른 저가메리트가 연초대비 20% 상승으로 사라졌다는 걸 주된 근거로 제시한다.

교보증권은 연초 유입된 헷지펀드의 이익실현욕구와 국내부문의 유동성 보강 미흡, 미국증시의 불안정 등을 근거로 사실상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국면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대우증권도 유사한 논리로 유동성 장세의 지속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연초대비 20% 상승한 주가를 유지하기 위해선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수나 국내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시점에서 모두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대우증권은 미국경제에 대한 경착륙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어 50bp금리인하만으로 미국증시를 반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맥락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에 대한 공격적인 순매수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또한 국내경기가 아직 바닥권을 확인하지 못하는 것도 현주가를 유지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삼성증권도 저가메리트 상실과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심리로 외국인들의 순매수 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히려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증가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모멘텀을 찾지 못하면 외국인들은 순매도로 전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증권도 낙폭과대라는 가격논리와 산업은행의 회사채 인수에 따른 기업부도위험 감소로 촉발된 1차 랠리는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인정한다. 회사채 시장의 정상화로 위험선호도가 높은 자금이 증시에 유입돼야 하지만 아직 시기상조라는게 현대증권의 판단이다.

이들과 달리 LG투자증권은 여전히 유동성장세가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미국이 31일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는 점을 주목한다. 현재의 단기금리가 과거와 비교해 볼 때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인하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금리인하는 미국증시 뿐만 아니라 전세계 증시의 '유동성장세'의 시발점이 된다고 주장한다.

국내은행권의 수신금리와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로 국내부문의 유동성이 보강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세후 4%대의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결국 증시로 들어올 수 밖에 없다고 LG투자증권은 전망한다.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기엔 상승률이 적다는 점도 '유동성장세' 지속의 근거로 제시한다. 외국인들이 올해들어 삼성전자를 매수한 평균가격이 18만원이 넘기 때문에 외국인자금 이탈은 성급하다는 결론이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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