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화성 마그마에 수증기 상태 물 존재했다

  • 입력 2001년 1월 29일 09시 13분


지난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화성탐사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 호가 찍은 호수나 강바닥에 형성되는 퇴적암층과 흡사한 화성표면사진을 공개했다. 과학자들은 이 사진들을 토대로 화성에도 생명체가 탄생할만한 풍부한 물이 존재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러나 그때도 화성의 물이 어디서 유래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설명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25일자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지에는 화성운석을 분석한 결과 화성의 화산활동에서 분출된 수증기가 물의 원천이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약 1억 7,500만 년 전 화성의 마그마에는 바다를 이룰만한 수증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테네시 대학의 해리 맥스윈 교수와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티모시 그로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1865년 인도에 떨어진 화성운석인 쉐르고티 운석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화성운석의 화학성분만을 분석하던 이전의 방법과 달리, 이번 분석에서는 화성운석이 형성된 과정을 연구해 과거 물에 대한 증거를 추적했다.

연구팀의 분석은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됐다. 우선 운석의 휘석광물에 포함된 수용성(水溶性) 물질의 분포를 분석해 물이 존재했는지를 간접적으로 파악하는 한편, 운석의 결정이 생성되는 과정을 재현함으로써 이 과정에서 물의 역할을 추적했다. 그 결과 쉐르고티 운석이 만들어진 당시인 1억 7,500만 년 전, 화성내부의 마그마에는 물이 1.8%까지 포함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 정도면 과거 화성에 바다를 이룰만한 양이다.

마그마는 화성 내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지표면으로 올라오면서 물을 점점 잃어버린다. 이 사실은 물에 녹을 수 있는 수용성 물질이 운석의 휘석광물 표면보다 내부에 더 많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됐다. 광물 내부는 화성 내부에서 먼저 형성되기 때문에 마그마에는 원래 물이 많았다는 증거가 된다.

화성 표면에서 화산이 폭발이 일어날 때 마그마가 표면으로 분출되면서 물은 수증기 거품으로 바뀌었다. 이것은 마치 탄산음료의 마개를 땄을 때 일어나는 현상과 동일하다. 이때 형성되는 암석에는 물이 마그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된다.

MIT의 그로브 교수는 “이번 연구는 물이 화성 운석의 형성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를 밝히는 것이었다”고 밝히고 “이들 광물의 독특한 화학성분을 재현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물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