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연초 랠리 유효..미 금리인하폭이 관건"

  • 입력 2001년 1월 26일 17시 20분


주식시장이 26일 폭락장세를 연출함에 따라 연초 랠리의 종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폭락세는 연초 유동성 장세가 더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당초 전망을 뒤엎은 것으로 향후 장세 예측도 엇갈리게 하고 있다.

결국 유동성 장세의 지속 여부는 이날 하루 움직임으로 가늠할 수 있다기보다는 다음주 미국의 금리인하 폭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 왜 떨어졌나 = 이날 하락은 미국 나스닥지수가 전날 -3.67% 하락하고 연초 급등에 따라 단기 차익을 노린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큰 폭 하락 등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08% 떨어지면서 외국인들도 반도체주를 매도해 삼성전자(-12.83%)와 현대전자(-13.97%)가 폭락, 낙폭도 확대됐다.

연초 유동성 장세로 주가가 급등한 만큼 차익매물이 출현하고 장중에 나스닥 선물지수가 약세를 보인 것도 하락에 불을 붙였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의 중장기펀드보다는 단기펀드가 나스닥 하락에다 기대이하의 금리 인하를 우려해 이익 실현에 나선 듯하다"고 말했다.

◆ 연초 랠리 마감하나 = 대우증권은 연초 이후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외국인의 올 대규모 순매수는 미국 금리인하를 재료로 과도하게 하락한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로 판단되며 추가 유입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둔화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유동성만에 의한 주가 상승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숨고르기 양상을 보인 것일 뿐 유동성 장세가 마무리 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현대증권 오성진 수석연구원은 "설 연휴 3일동안 나스닥은 이틀 오르고 마지막날 하루 떨어진 만큼 미국시장에 대해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며 유동성장세는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하락도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매각을 제외하면 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매도로 돌아섰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 미국 추가 금리인하 여부가 관건 =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의회에서 감세정책 지지 의사를 밝혔으나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적극적인 암시를 하지 않은 것도 매도를 부추겼다는 평가가 나오고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그린스펀이 금리인하에 대해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경제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억제 발언으로 이달말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따라 향후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수준과 함께 내달초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여부가 주가 향방에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이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후 25명의 월가 주요 딜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절대 다수인 24명이 다음주 FOMC 회의에서 금리가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답했다.

또 25명중 20명이 오는 3월 FOMC 회의에서는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내다본 것도 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통상 월가 주요 딜러들의 예측은 FOMC의 실제 결정과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향후 전망 = 이달말 FOMC의 금리인하 수준이 향후 주가에 관건이 되겠지만 다음주초 지수 움직임도 관심거리이다.

황창중 팀장은 "연초 랠리의 기본틀이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외국인들의 반도체 매도 강도가 누그러지고 580선 이상을 유지할 경우 랠리의 지속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의 중장기펀드들이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를 바탕으로 한국 등 이머징 마켓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긍정적으로 볼 여지는 아직 많다는 것이다.

FOMC가 0.5% 포인트 금리를 인하한다면 유동성 랠리가 지속돼 종합주가지수는 650선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0.25%포인트에 그칠 경우 상승세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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