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手話에 익숙한 청각장애인 달팽이관 이식해도…

  • 입력 2001년 1월 16일 18시 48분


시각장애인 가운데 시각피질(뇌에서 시각기능을 맡는 부위)이 점자를 읽도록, 청각장애인 가운데 청각피질(청각을 맡는 부분)이 수화나 입술을 보도록 기능이 바뀐 환자는 인공 달팽이관이나 인공 눈을 이식해도 감각 기능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국내 의학자에 의해 처음 밝혀져 영국의 세계적 과학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대병원 이동수(李東洙·핵의학과) 김종선(金宗善·이비인후과)교수는 심한 난청으로 인공 달팽이관을 이식한 아이 10명의 뇌를 검사, 언어 기능이 회복되지 않은 환자의 원인을 분석해서 ‘인공 달팽이관 이식 난청환자의 뇌 교차 형성’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특정 감각기관이 기능을 못할 때 뇌의 해당 부위가 주변 환경에 적응해 버리면 나중에 인공 눈 인공 달팽이관 등을 이식해도 보거나 듣기 힘들어진다는 것.

이교수팀은 양전자단층촬영(PET)으로 뇌 관자엽 청각피질의 포도당 대사를 검사, 뇌 세포가 활동하는 증거인 포도당이 잘 유입되면 환자의 기능 회복이 더디다는 것을 발견했다. 뇌 세포가 활동한다는 것은 기존 기능과 다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변하는 이른바 ‘교차 감각’이 형성된 것을 뜻한다. 이교수는 “인공 달팽이관을 이식하기 전에 PET를 하면 환자의 회복 가능성을 수술 전 미리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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