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전망] '낙폭과대' 를 대체할 매수논거를 찾아야 할 때

  • 입력 2001년 1월 13일 11시 41분


"결국 '폭탄돌리기 게임'으로 마무리 될 것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힘이 워낙 강해 수수방관하기도 힘듭니다. '찝찝한 생각'이 들지만 어쩔 수 없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상돈 한가람투자자문 상무의 말은 최근 장세에 임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심정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 IT산업의 투자격감과 국내경기 급강하 그리고 엔화약세 등을 볼 때 지금같은 상승 분위기를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이 상무는 인정한다.

그렇지만 외국인들이 새해들어 1조 4000억원이상을 순매수하고 개인들이 편승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데 수수방관하기 힘들다는데 이상무의 고민이 있다.

특히 '이번 장에서 한번 먹어보자'라는 개인투자자들의 욕구가 워낙 강해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신규 고객예탁금이 13일만에 2조 5000억원넘게 중가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이 상무는 설명한다.

결국 국내증시전문가들이 장고 끝에 발견한 동참 이론이 바로 '낙폭과대'.

지난해 한국증시가 세계에서 제일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최근 상승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외국인들이 순매수 행진도 낙폭과대로 설명한다. FRB의 금리인하로 전세계 유동성이 증가했기 때문에 일단 '돈의 힘으로 상대적으로 싸 보이는 한국주식을 산다'고 주장한다.

일부 낙폭과대론자들은 "현재 장세는 펀드멘털을 중시하는 '똑똑한 투자자'들이 이득을 보기 힘들다"며 "시장분위기에 편승해서 무식하게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이들도 12일(금) 종합주가지수가 장중한때 600포인트에 달하자 딜렘마에 빠졌다.

증권주 은행주 건설주 등 소위 대표적인 '낙폭과대주'들이 저가메리트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들 업종은 연초들어 51.84%(증권업종) 22.13%(건설업종) 18.28%(은행업종) 상승했다. 같은기간 거래소시장은 16.49% 상승에 그쳤다.

다음주(14일∼18일) 조정이 예상되는 것도 더 이상 낙폭과대업종을 찾기 쉽지 않아서다.

새로운 매수이론이 공감대를 얻기까지 조정이 불가피하다.

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선물운용팀장은 '낙폭과대'의 매수논거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인정한다. 그는 "올해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종목들도 '낙폭과대 분위기'에 편승해서 상당폭 올랐다"며 "추가상승 논리를 찾기까지 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여기다 엔/달러 환율이 118엔대를 넘어서는 것도 국내증시엔 부담으로 작용한다. 120엔을 넘어설 경우 일본증시에서 외국인의 이탈이 예상된다. 국내증시도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대폭 떨어질 전망이다. 순매도 전환도 우려된다.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장이 '단기'로 끝날 것이라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한다.

이들은 '낙폭과대를 핑계삼아 돈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빠르면 1월,

늦어도 3월중에 소위 '유동성장세'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항상 금전적 정신적 손실을 입었다며 현시점에서 과거경험을 다시한번 되새겨 보라고 조언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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