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자동차업계 美개방압력 비상

  • 입력 2001년 1월 11일 18시 44분


자동차업계가 수요위축과 개방압력이라는 이중의 어려움에 시달리게 됐다. 특히 미국의 개방압력은 연초부터 국내 자동차업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11일 자동차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새로 출범하는 미국 부시정권에 통상 강경론자들이 대거 입성하면서 자동차부문의 대한(對韓) 개방압력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90년대 중반 한국 자동차시장의 대미 개방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앤드루 카드 전 교통장관과 돈 에번스 상무장관 지명자.

▽우려되는 ‘카드’ 태풍〓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카드는 교통장관 시절 일본 한국 등과 자동차 협상에서 개방압력을 행사했다. 그는 미국 자동차협회(AAMA) 회장을 지내던 94년 △관세(승용차 10%) 인하 △취득세 단일화 △자동차 전시장 면적 및 매장수 제한 철폐 △방송광고 자율화 등을 요구했다. 이들 현안은 95년 양국 자동차협상에서 대부분 관철됐다.

카드 신임비서실장은 98년까지 AAMA 회장을 지내며 지프에 대한 자동차세 인상 중단 등 추가 시장개방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특히 그는 민간단체의 과소비 추방운동까지 거론하며 ‘수입차에 대한 편견’을 문제삼았다.

샬린 바셰프스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특히 한국과 미국간 자동차무역 불균형이 심하다며 이미 한국의 자동차부문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에번스 상무장관 지명자는 “교역 상대국에 대한 시장 개방 압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전한 쟁점, 세무조사〓지난해 현대 기아 대우차 등 한국 차업계의 대미 수출물량은 55만8000대 가량. 반면 미국이 한국시장에 수출한 차량은 2400대에 불과해 미국 행정부가 이를 쟁점화할 가능성이 높다.

김소림 한국자동차협회 부장은 “부유층에 대한 세무조사 등을 실시할 때 고급 외제차 소유주가 타깃이 되는 관행을 개선하라고 미국정부가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부장은 “GM 포드 등이 생산량을 줄이는 등 세계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국의 개방압력까지 겹치면 한국 자동차업계가 급속히 위축될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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