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다시 뛴다] 라이코스 가종현 사장

  • 입력 2001년 1월 11일 18시 25분


인터넷 포털사이트 라이코스코리아의 가종현(賈鐘鉉·사진) 사장. 그는 99년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던 라이코스를 지난 한해 사이에 국내 포털업체 ‘빅3’의 하나로 키워놓았다. 라이코스코리아는 현재 전 세계 라이코스 사이트 중 미국에 이어 접속량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라이코스코리아의 성공에는 ‘즐겁지 않은 것은 인터넷이 아니다’란 전략이 큰 도움이 됐다. 비슷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존 포털과 차별화한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틈새공략’이 효과를 발휘한 것.

가사장은 이 여세를 몰아 올해도 우수한 실적을 올릴 것을 낙관하고 있다. 지난해의 2배인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 그나마 이것은 벤처업계의 불황을 염두에 두고 ‘보수적’으로 계산한 결과다.

이같이 자신만만해 할 수 있는 것은 수익구조의 다양화를 중심으로 한 올해 사업계획에 있다. 올해는 광고수익에만 의존하던 데서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솔루션 수출. 라이코스코리아는 전자인증과 게임 등 자체개발 솔루션을 다른 나라의 라이코스에 팔 계획이다. 특히 ‘유니코드’ 체제를 사용하는 아시아지역에서 전망이 밝다. 가사장은 “올해 매출목표의 20%인 60억원 정도를 솔루션 부문에서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웹사이트 구축기술과 솔루션을 결합해 기업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운영을 대행하는 서비스도 기획 중이다.

최근의 벤처불황에 대해 가사장은 “결국 ‘닷컴기업화’된 곳만 살아남을 것”이란 답변을 내놓았다. 닷컴 위기가 온 데에는 경영시스템의 부재가 큰 원인이 됐다는 뜻이다. 그는 “경기가 좋을 때 흥청망청한 업체는 현 위기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수익을 내는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가사장은 “벤처는 고생만 하는 곳이란 의식이 팽배해 지고 있다”며 이것이 벤처업계에 인재가 몰리지 않는 현상을 초래할 것을 우려했다. 인재유입이 중단되면 위기극복이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아직도 벤처기업 중엔 당장 일을 시킬 수 있는 경력사원만 뽑겠다는 곳이 많더군요. 하지만 우리는 신입사원을 데려다 키울 생각입니다. 사람을 키우지 않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가 어렵거든요. 어느 기업이나 결국엔 사람이 희망입니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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