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한미銀 1조 투입 잠재부실 완전정리

  • 입력 2000년 12월 21일 18시 38분


한미은행이 올해 4000억원대의 적자를 낼 전망이다. 이는 대주주인 칼라일측의 요청으로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기 때문이다.

한미은행의 한 관계자는 21일 “잠재부실을 모두 정리하기 위해 향후 부실이 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여신에 대해 일단 100% 손실로 간주하고 충당금을 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측은 연말결산시 FLC(신자산건전성 분류) 기준 ‘고정이하 여신’, ‘추정손실’, ‘회수의문’ 등 총 1조8000억원에 이르는 여신에 대해 100% 대손충당금을 쌓는다. 정부는 고정이하 여신에 대해 20%, 추정손실은 50%, 회수의문은 100%의 충당금을 쌓도록 정해놨다. 올 한해 동안 추가로 쌓은 대손충당금은 약 1조2000억원에 이른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정부 기준에 따를 경우 최소 1000억원대의 흑자를 낼 수 있지만 부실을 모두 털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은행은 지난해말 503억원의 흑자를 냈다. 한미은행의 이같은 결정은 다른 은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 하나 신한 등 일부 은행들이 정부기준보다 높게 충당금을 쌓고 있지만 최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산운용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H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미은행은 칼라일이 투자하면서 잠재부실을 모두 털어낼 것을 요구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고정이하 여신’은 담보가 어느 정도 확보된 자산인 만큼 회수 가능성이 높아 100% 손실로 치부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관계자도 “자산 건전성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자산이 비효율적으로 운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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