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킹덤 언더 파이어]'한국의 스타크' 자리잡을까

  • 입력 2000년 12월 17일 18시 36분


3년에 달하는 제작기간과 30여억원의 제작비, 60여명의 제작인력…. 숱한 화제를 뿌렸던 한국형 블록버스터 게임 ‘킹덤 언더 파이어(Kingdom Under Fire)’가 시장에 나온 지 20일이 가까워 온다.

이 게임은 개발단계에서 외국 유통사와 수출상담이 오갔고 국산게임 최초로 세계 14개국 언어로 제작된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외국의 유수 게임잡지들이 최상급으로 분류한 최초의 국산게임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뚜껑을 열어본 ‘킹덤 언더 파이어’. 본지가 ‘커프’를 집중 분석했다.

▽형식〓롤플레잉(RPG)에 전략시뮬레이션을 녹인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싱글플레이의 경우 ‘디아블로’처럼 경험을 많이 쌓을수록 유닛이 강해지며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처럼 유닛들이 특정한 모양의 대형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워크래프트’와 아주 흡사하다. 자원을 캐는 모습이 특히 똑같다는 평. ‘스타크래프트’ 사용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게임 방식을 흡사하게 만들었다. 편하긴 해도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부분.

▽네트워크〓스타크래프트 배틀넷과 같은 ‘워게이트’ 서버가 가동중이다. 최대 8명까지 함께 게임을 할 수 있고 동시에 10만명이 접속할 수 있다. 다국어 버전 덕분에 다른 나라 게이머들과 대결할 수 있다.

▽종족 및 유닛〓이 게임의 종족은 인간족과 악마족. 대부분의 유닛이 대량생산되어 ‘전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다른 게임과 달리 7명의 영웅이 강력한 특수 유닛으로 등장하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종족 수가 스타크래프트보다 적다는 불만도 있다. 종족간 힘의 균형은 상당히 잘 잡혀 있다. 게임 초반엔 악마족이, 후반엔 인간족이 다루기 쉬운 편.

유닛의 인공지능은 가장 빨리 해결돼야 할 문제로 꼽힌다. 아군이 죽어가는데 가만히 서있는 유닛을 보면 속이 답답하다.

▽그래픽〓‘여태까지 나온 국산게임 중 최고’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특히 기본이 2차원임에도 불구하고 3차원 효과가 적절히 잘 들어가 돋보인다. 화려한 마법과 정교한 유닛 디자인도 볼거리. 유닛의 동작도 자연스럽다.

▽배경음악〓그래픽과 더불어 뛰어난 완성도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A급으로 꼽히는 ‘보이스 오브 디 아츠(Voice of the arts)’가 작업을 맡았다. ‘터미네이터’와 ‘스타워즈’ 음악을 담당했던 회사답게 대단히 높은 수준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중세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타악기음에 합창단의 목소리를 첨가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이 독특하다.

▽평가〓대부분의 게이머들이 ‘한국 최고의 전략시뮬레이션’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래픽과 사운드, 스토리 면에서 외국의 대작과 어깨를 견준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낮은 인공지능과 높은 시스템 사양이라는 단점을 안고 있다.

프로게이머 송건호씨는 “롤플레잉 요소를 결합한 점이 돋보이며 기존 국산게임의 한계를 뛰어넘은 작품”이라며 “다만 인공지능 등에 대한 성능개선이 뒤따라야 진정한 대작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취재협조〓PKO·www.pko.co.kr)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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