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정은순·전주원·정선민 '연봉퀸 버티기'

  • 입력 2000년 12월 12일 19시 11분


요즘 여자농구단 사무국장들은 한결같이 ‘도망가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연봉 재계약 시한(9일)을 넘겼지만 선수들이 더 받아야 한다며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고 버티기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

관심의 초점은 과연 누가 여자프로농구 ‘연봉퀸’이 될 것이냐로 시드니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농구를 4강에 올려놓은 ‘트로이카’ 전주원(28·현대건설) 정은순(29·삼성생명) 정선민(26·신세계)에게 모아진다.(사진 왼쪽부터)

세 명 모두 똑같이 시드니올림픽 이후 구단으로부터 최고 대우를 보장받았다. 동일 액수가 나오지 않으면 최고 연봉을 보장한 팀들 중 2개팀은 결과적으로 선수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되는 것.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단들은 서로 동향을 살피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1주일간의 최종 조정기간이 끝나는 15일까지 연봉 문제를 매듭지어야 하기 때문에 협상 테이블에 앉은 사무국장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여름리그에서 트리플더블을 3번이나 작성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정선민은 1억원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7000만원에서 무려 30%가 늘어난 액수. 구단에서는 다른 선수들과 형평성 문제를 들어 액수 줄이기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양정옥 장선형 이언주도 도장 찍기를 거부해 신세계는 그야말로 사면초가.

삼성생명 선수 중 유일하게 계약서에 사인을 미루고 있는 정은순(지난해 연봉 7300만원)은 “최고 대우 약속을 지키라”는 말 이외에는 묵묵무답으로 버티기 중.

답답한 쪽은 전주원. 지난해 연봉 7500만원에 플레잉코치 수당 700만원을 합해 8200만원을 받아 ‘연봉퀸’에 올랐던 전주원은 모기업 현대건설 자금 사정으로 연봉이란 말조차 구단에 꺼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유학중인 남편을 만나러 미국에 건너가기 직전 김윤규사장으로부터 받은 ‘최고 연봉 보장’이란 말만 믿고 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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