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美 금리인하 내일 윤곽

  • 입력 2000년 12월 7일 18시 47분


오는 9일이면 미국의 금리인하 여부와 일정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우리시간으로 이날 오후 10시반경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가장 중요한 고용지표인 실업률 11월치를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6일(미국시간) 그린스펀의 발언으로 폭등한 나스닥지수가 다음날인 7일 3.2%나 급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실업률 발표를 앞두고 잔뜩 긴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9일 실업률 발표가 왜 중요한가〓FRB는 올들어 금리 결정에 있어서 고용시장 상황을 매우 중시해왔다.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지수, 국내총생산(GDP)성장률 등 다른 지표들이 경기둔화 신호를 보냈을 때에도 FRB가 꿈쩍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정책기조를 견지해왔다. 고용지표들이 여전히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미국경제 경착륙논쟁이 불거져나온 올 하반기에 들어서도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단위시간당임금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생산성 증가를 감안하지 않을 경우 임금이 오르고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물가상승 압력이 그만큼 높아진다. 이러니 FRB로서는 안심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실업보험 청구 건수, 비농업부문 생산성 등 고용시장 관련 지표들은 서로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이번 실업률 발표는 이런 혼란을 정리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관전 포인트〓11월 실업률이 증권가의 예상치인 4.0%보다 크냐 작냐 하는 것이다. 예상치를 딱 맞추면 증시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굿모닝증권 홍춘욱 과장은 “90년대 들어 미국 실업률은 전체 경기의 변화에 후행해 왔다”며 “10월보다 0.1%포인트 높은 4.0%는 경기둔화가 고용시장에도 반영됐다고 판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업률이 예상치보다 높은 4.1% 이상으로 나온다면 주가 폭등이 점쳐진다. 이는 미국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FRB의 극적인 정책 선회를 촉구할 것이다. 이 경우 올 12월이나 늦어도 내년 1월말에 금리인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11월 실업률이 9, 10월과 같은 3.9%로 나온다면 시장의 판단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 김영호 연구위원은 “이 경우 고용시장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인플레이션 요인이 여전하다고 볼 수 있지만 경제전체로 보면 ‘3.9%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하지 않는 이상적인 실업률 수준이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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