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코스닥에 '공황심리'만연...어디로 가나

  • 입력 2000년 11월 23일 17시 11분


코스닥지수가 20개월 이전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코스닥 시장에 공황심리 마저 감돌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나스닥의 폭락 소식으로 하락으로 출발한 뒤 달러당 1190원을 넘어가는 등 환율 폭등 양상이 계속되자 일부 종목에서는 투매 양상을 띠기도 했다.

나스닥시장의 약세 기조, 환율 폭등세, 경기둔화 등 증시 주변 요인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코스닥시장은 더욱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 공황심리 = 코스닥지수는 4.30포인트(5.57%) 떨어진 72.83으로 마감하면서 지난해 3월 5일(72.57)이후 20개월여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또 최근 6일 연속 하락하면서 지난 15일 81.64포인트에서 추가로 10.79% 떨어졌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경우 각각 2억9000만주와 1조3000억원으로 최근 추세에서 이탈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상한가 22개 등 상승종목은 64개인 반면 하한가 175개 등 하락종목은 무려 508개로 시세표가 파랗게 물들었다. 실적주인 국민카드와 LG홈쇼핑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떨어졌다.

또 시가총액은 지난달 31일이후 처음으로 다시 40조원대가 무너져 39조409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 왜 폭락했나 = 나스닥 시장이 전날 4% 이상 하락, 2800포인트마저 무너지면서 약세 기조가 분명한데다 최근 환율마저 폭등세를 띠면서 시장 전반에 불안심리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를 경험한 상황에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환율 급등 추세로 심리는 최악이다.

특히 하나로통신이 추가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등 코스닥 기업들의 매출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기업들이 투자 계획을 잇따라 보류하거나 철회함으로써 우려감은 더해갔다.

현 시장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주말을 앞둔 선(先)청산 흐름이 앞당겨진 것도 하락을 부채질 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정현준 게이트'이후 코스닥기업에 대한 추가 조사 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등 코스닥 대주주에 대한 불신이 투자자들의 심리 저변에 깔려 있는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 향후 대응은 = 이미 기술적 측면에서 지지선 여부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대우증권 김분도 선임연구원은 "기술적 측면보다는 내용적인 면에서 환율 등의 안정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환율 불안이 이어질 경우 외국인들은 투자 손실과 함께 환손실 위험이 함께 있는 만큼 이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현재와 같은 지수 하락 추세에서는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면서도 "아직 본격적인 투매 양상은 아닌 만큼 추가 하락시 기술적 반등을 고려한 저점 매수도 가능하지만 단기매매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 급등세가 이어진다거나 정부의 환율방어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등이 확실한 매도로 돌아설 경우 시장은 더 심각한 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내일(24일)의 경우 나스닥이 전날 추수감사절 휴가로 휴장한만큼 폭락세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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