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달러화 1154원으로 폭등

  • 입력 2000년 11월 20일 16시 59분


달러화가 1154원으로 폭등했다.

▽시장상황

지난주말 종가보다 2원20전 높은 1144원에 갭업(gap-up)개장한뒤 9시48분 1144.70까지 상승. 이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단행되며 10시14분 1143.70으로 하락한 것을 끝으로 재상승을 시도, 10시14분 1146원으로 추가상승하며 첫번째 오퍼공백상황이 초래.

외환당국의 2차 구두개입이 무력화되면서 11시20분 1146.50으로 추가상승하자 예금보험공사 및 자산관리공사로부터 매물이 출회되며 11시28분 1145.40으로 반락. 그러나 업체 및 역외매수세가 지속 유입되자 1146.70까지 오른뒤 1146.40에 오전거래를 마감.

1146.20에 오후장 거래를 재개한 달러화는 당국이 시장파워에 밀리며 발을 빼는 사이 급등세를 이어가며 3시5분 1151.10으로 급등. 재경부 관계자의 구두개입이 단행됐으나 1148.80으로의 반락을 끝으로 다시 1150원 돌파시도 재현. 이어 산업은행이 현물매도에 나서며 1148.10으로 추가 반락했으나 당국의 의지가 환율하락이 아니라 상승속도 조절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되자 역내외 매수공세가 본격적으로 전개, 1152원, 1153원이 순차적으로 돌파되며 매도오퍼 공백상황이 연속 야기되면서 1154원까지 치솟은뒤 거래를 종료.

▽환율폭등 배경

역내외 상황이 악화되고 수급불균형이 초래된 것이 문제.

아시아증시 하락과 동남아통화 하락은 새로운 것이 아니나 역외매수세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해외동향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국내 경제·정치 불안상황이며 최근들어 정유사들이 단기외화부채 축소를 위해 유산스 줄이기에 나서면서 국내수급이 수요우위로 돌아선 가운데 역외매수세가 동반됐던 것이 환율폭등의 결정적인 이유. 시장포지션이 부족해지고 수요우위 수급상황이 전개된 상태에서 저항선이 돌파되자 챠트에 의존하는 역외세력의 매수공략이 시도됐는데 당국이 적기에 물량을 공급하지 않음에 따라 환율폭등은 필연적.

▽당국의 태도

당국이 이날 3차례에 걸쳐 구두개입에 나섰고 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산업은행을 동원해 매도에 나섰지만 매물이 예상밖으로 미미한 규모였기 때문에 진정 환율급등세를 막으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의심을 받을수 밖에 없었다. 당국은 경기침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역흑자규모 제고를 위한 원화절하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으며, 환율상승 속도만 급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는 투로 시장을 상대했다.

또한 IMF 경험상 시장파워를 적대시하지 않고 인정하는 쪽으로 환관리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10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사용할 생각은 추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시장매수세가 두려워할 요인이 없게 됐다.

▽시장분위기

수요우위 수급과 함께 환율폭등세를 이끈 뒷배경에는 경제전망에 대한 불안감.

포드의 대우인수 포기이후 현대건설 문제가 불거지고 LG전자 자금악화설 등 대기업의 생사여부가 계속 거론되는 과정에서 정치불안까지 겹치며 '되는 것이 없는 나라'라는 자괴감과 회의감이 급부상. 결국 '답답한 국면', '첩첩산중인 문제점'이라는 인식이 '잘될것 같다'라는 쪽으로 돌아서기 전까지는 주식시장과 함께 악순환될수 있는 상황.

▽환율급등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하루 10원이상의 급등은 예전에도 숱하게 있었으나 연중고점선에서의 10원 상승은 예사로운 것이 아니다. 연중고점(1월7일 1156원)이 돌파되지 않았을뿐 종가가 1150원대로 올라선 것은 처음이다. 21일 주가가 급등하고 외국인 주식순매수 규모가 폭증하기 전에는 이날의 환율급등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역외매도전환 가능성이 있고 시차를 두고 있지만 직접투자자금(FDI) 등이 여전히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급등세가 일단락되면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그러나 당장은 1120∼1140원이던 변동폭이 위로 터졌기 때문에 1140∼1160원이 새로운 거래범위로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홍재문<동아닷컴 기자>j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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