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2000결산]무선 전성시대 막 올랐다

  • 입력 2000년 11월 19일 18시 09분


《21세기 정보기술(IT)의 첫 흐름을 보여준 ‘추계 컴덱스2000’이 17일(한국시간 18일 오전) 막을 내렸다. 마치 종이처럼 화면에 쓰는 새로운 개념의 태블릿PC를 소개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 과거 르네상스에 빚대 현상황을 ‘디지털 르네상스’로 설명한 휴렛팩커드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 휴대용 정보기기가 PC에 대한 보완적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회장 등 컴덱스의 기조연설자들은 인터넷과 E비즈니스를 재삼 강조했다. 제품의 경향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네트워크 개념이 뿌리를 내리면서

개인정보단말기(PDA) 포켓PC 휴대전화 자동차 등 다양한 모바일 제품이 ‘포스트PC’의 주력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같은 네트워크 ‘철학’은 와이어리스라는 ‘신무기’에 의해 새롭게 조망됐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키 김 수석컨설턴트(IT컨설팅 전문)는 “무선과 모바일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라면서 “이제는 컴퓨터회사 인터넷기업 통신업체 등 어떤 분야의 기업이든지 무선의 편리함을 구현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쪽에선 상당한 성능을 지닌 PDA 웹패드 등 휴대용 정보기기가 등장, “PC가 이미 사양길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시장조사기관인 IDC 역시 휴대전화를 제외한 휴대용 정보기기 판매대수가 지난해 740만개에서 올해 1030만개로 40% 증가했다고 발표, 이에 맞장구를 쳤다. 또한 2003년에는 30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라는 것. 반면 PC는 같은 기간중 연평균 15%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10∼30m 가량의 근거리 무선데이터 통신기술을 뜻하는 ‘블루투스(Bluetooth)’도 빠른 진화속도를 보였다. 예를 들어 블루투스가 내장된 휴대전화겸용 PDA를 가방속에 넣어뒀다가 전화가 울리면 T셔츠 주머니에 꽂힌 자그마한 무선핸드세트로 통화할 수 있는 제품이 나와 관람객의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차세대 통신분야 핵심기술인 음성데이터통신(VoIP)을 이용한 제품들도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리눅스 전시공간도 크게 늘어났다. 또한 전자상거래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듯 E커머스관이 올해 처음 신설됐다.

한편 참여 및 참관업체가 180여개에 달해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던 우리나라는 컴덱스를 통해 수출계약 체결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소프트웨어업체 로코즌이 유럽의 물류시스템업체와 연간 4만개의 소프트웨어 수출계약을 맺었고 모니터업체 컴텍코리아가 이탈리아 및 프랑스기업과 40만달러의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베이스 오브 컴덱스상’ 무선통신분야에서 최종심사 2개사에 포함됐다 아깝게 수상기회를 놓친 사이버뱅크는 휴대전화 겸용 포켓PC ‘PC―E폰’으로 무명기업에서 일약 유망기업으로 도약했다.

코리아관을 공동운영한 한국전자산업진흥회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따르면 컴덱스 첫날인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각각 6억5000만달러와 4억7000만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배이상 증가한 실적이다. 그러나 단순한 대외 홍보차원에서 컴덱스에 참가한 게 아니냐는 느낌을 주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이렇다 할 제품이나 기술 없이 참가하는 바람에 경품을 나눠주지 않고서는 관람객의 시선을 끌어모을 수 없었던 곳도 수두룩했다. 또한 몇 번씩 쳐다봐도 무엇하는 기업인지를 도대체 알 수 없는 애매모호한 전시기법도 고쳐야 할 점으로 지적된다.

<라스베이거스〓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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