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비과세펀드 가입자, 채권-펀드 만기 확인을…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27분


바닥을 모르는 듯 추락하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최근 반등할(채권값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등이 확실시될 경우 올 하반기(6∼12월) 간접투자시장에서 최고의 재테크수단으로 꼽혔던 비과세 국공채형 펀드의 수익률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질 전망이다. 비과세펀드 고객들은 돈을 맡긴 펀드의 내용을 한번 점검해야 할 때가 됐다.

▽국고채 금리 추가하락은 미지수〓1일 7.59%이던 국고채 금리는 13일 7.05%까지 떨어졌다. 보름도 안된 기간에 0.54%포인트가 급락했다. 그러나 국고채 금리는 7%선이 ‘저지선’으로 작용하는 듯 추가하락을 일단 멈췄다.

14일에 0.05% 반등했고 15일에도 상승이 이어졌다. 대우증권 김범중선임연구원은 “14일에는 장중 내내 나오는 매물을 받아주는 매수세력이 없어 금리가 올랐다”며 “최근 금리하락을 불러온 공급물량 감소도 완화돼 조정폭이 깊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상승의 명암(明暗)〓보통 채권형 펀드 만기는 1년이고 편입하는 채권의 만기는 3년으로 ‘만기의 불일치(미스매칭)’가 일어난다. 금리 하락기에는 만기가 불일치되면 ‘지렛대(레버리지)효과’로 펀드의 평가수익률이 크게 올라간다.

만기가 1년인 펀드(100억원)에 만기 3년의 채권(금리 8%)을 넣으면 듀레이션(가중평균잔존만기)은 2.6이 된다. 이 때 금리가 1% 내리면 2억6000만원 평가이익(2.6%)이 발생한다. 반대로 금리가 1% 오르면 같은 금액의 평가손실(―2.6%)이 난다.

▽투자자 대응요령〓비과세 국공채형 펀드에 만기가 긴 채권을 넣었다면 금리가 상승할 경우 큰 평가손실을 입는다. 금리 하락기에 잦은 매매로 높은 수익률을 자랑하던 펀드가 수익률이 역전될 가능성도 있는 것.

반면 펀드 만기와 편입채권 만기를 일치시켜 놓았다면 만기 때 채권 지표금리만큼의 수익을 확실히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 비과세 회사채형도 마찬가지 논리가 적용된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사장은 “단기에 수익률이 크게 올라갔던 펀드 고객들은 일단 듀레이션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비과세펀드에 가입하려면 장기적인 만기전략을 세운 운용사를 고르는게 낫다”고 조언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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