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현대,더이상 증시에 걸림돌 안될 것인가"

  • 입력 2000년 10월 18일 17시 28분


'현대문제'는 더 이상 증시의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인가.

현대 채권은행단은 18일 현대건설이 마련한 5800억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 확보계획을 일단 수용한다고 밝혔다.

현대 채권단은 이와관련 "현대건설이 유동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월 발표한 자구계획외에 별도로 마련한 5800억원 규모의 추가자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의 추가자구안 가운데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지분 3% 처분을 포함해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계열사 보유지분 매각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연말까지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 금융지원없이 당초 계획대로 독자적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는 물꼬를 튼 셈이다.

채권단은 현대건설이 자구계획을 실천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대출금 회수를 자제하고 회사채 만기연장 등의 지원을 해줄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현대건설의 추가자구안에 대해 실현가능성이 일단 높은 것으로 판단하면서,영업이익도 1600억원에 이르는 등 현금흐름 자체에 큰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신 자금전문가는 이에대해 "정부와 채권단이 현대건설의 추가자구안을 충실히 검토해 실현가능성이 확실하다고 판단한 만큼 시장은 일단 이를 지켜봐야 할것"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현대의 유동성 위기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현대문제가 수면아래로 잠복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즉 현대 유동성위기는 현대건설뿐만 아니라 현대의 전체적인 구조조정이 제대로 정립됐을 때 해소될 문제라는 것이다.

현대건설이 마련한 신규 자구계획안은 현대정유 주식 560억원어치를 계열사에 매각하고 주식을 담보로 1650억원의 외자를 차입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함께 전환사채(CB)를 통해 800억원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현대건설은 보유중인 현대중공업 주식 1050억원을 계열사에 매각하고 이라크공사대금 미수금 1300억원도 회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대우증권 분석가는 "현대건설이 마련한 자구안은 일단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하지만 보유중인 주식을 계열사에 일단 떠 넘기면서 유동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점은 되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현대건설 유동성 부족을 계열사의 유동성으로 메꾼다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자금전문가들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채권단의 출자전환이라는 칼날은 피했지만 현대의 기업구조가 몰고온 유동성 부족이라는 근원적인 숙제는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형국이다.

김동원<동아닷컴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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