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한.미 신용경색 닮은 꼴...국내시장 악화 우려"

  • 입력 2000년 10월 18일 09시 29분


한국과 미국은 신용 리스크 증폭이라는 측면에서 닮은 꼴이며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기업의 수익악화 및 미국 회사채 시장의 동요로 더 큰 충격을 맞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우증권은 18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미국 증시는 최근 경기 연착륙을 가늠하는 시험대에 올려져 있으며 기업수익 악화 우려가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로 주가가 최근 2년이래 최저치로 하락했고 제록스는 자금사정 악화 루머로 지난 16일 하루 26%나 폭락했다. 또 야후와 모토롤라 등은 양호한 분기수익 결과치에도 불구하고 향후 수익전망에 대한 경고로 고전하는 상황.

특히 지난주 미국 통신관련 기업에서 촉발된 신용 우려가 확산, 미국과 유럽의 회사채 스프레드가 급격히 벌어지면서 일부 시장분석가들은 채권시장의 움직임을 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때의 신용위기 국면과 비교할 정도다.

미국 회사채 수익률은 98년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미국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침체에 빠진 지난달이후 급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가 산정하는 등급별 미국 회사채 추이에서도 지난달이후 평균수익률이 26bp의 변동폭을 보이며 상승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달들어서는 투자적격등급중 최하위단계인 Baa 등급의 상승세와 AA등급 회사채의 하락세 조짐이 대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회사채와 미국 재무성 국채에 대한 스프레드도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발견됨에 따라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는 가중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최근 모건스탠리가 10억달러에 이르는 정크본드에 투자손실을 입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으며 도이치뱅크와 CSFB 등 유수한 금융기관도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 김병수 선임연구원은 "미국 채권시장의 불안감 확산은 미국 주식시장의 침체 지속에 일조하고 있으며 근본적으로는 우량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들이 신용경색의 국면에 처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어 "미국시장과 외국인의 국내 증시 영향력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미국 기업들의 수익 악화와 미국 회사채 시장의 동요는 국내 주식시장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기성<동아닷컴기자>basic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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